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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전쟁]文 "회동에 무슨 협상 필요" vs 尹 "인사 바람직 안해" 대립

등록 2022.03.24 14:34:52수정 2022.03.24 15: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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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두 번째' 회동 제안에 尹측 사실상 거절 의사

尹 "차기 정부 일할 사람 인사 바람직하지 않아"

文·尹갈등 악화일로…靑일각선 허탈하다 반응도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2019.07.2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2019.07.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두 차례에 걸쳐 조건없는 만남을 제안했지만, 당선인 측이 즉각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신구 권력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두 사람 만남에 무슨 협상이 필요하냐"며 "당선인이 직접 판단하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한국은행 총재 후보 인사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일할 사람을 인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직접 등판하면서 양측간의 갈등이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답답해서 한번 더 말씀 드린다"고 운을 떼며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나누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무슨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을 향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통령과 당선인께서 그냥 만나셔서 환한 얼굴로 손을 잡는 모습만 보셔도 국민 스스로 입가에 미소가 돌아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면서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제안한 지 6일 만에 다시 화해 손길을 내밀자, 정치권 일각에선 회동에 대한 기대섞인 관측도 잠시 나왔다.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 측이 집무실 용산 이전과 인사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 제안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꼬여있던 정국이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특히 양측은 전날(23일)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당선인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협의를 '했다', '안했다'로 반박에 재반박을 거듭하며 진실 공방까지 벌인 터였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인수위 측은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도 문 대통령 발언 발표 전 기자들 만나 전날 인사에 대해 "차기정부와 다년간 일해야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동에 대해선 "차원이 좀 다른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당선인 측에서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2시간 여 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양측의 갈등 국면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문 대통령의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는 발언에 대해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또 조건없는 회동에 대해서도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에 대해 "지금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들이다.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것이 상식"이라며 "저희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당선인 측이 반박하면서, 회동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에선 김 대변인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선 '황당하다',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이렇게까지 했으면 만나자고 나올 줄 알았다"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안 하고 끝까지 가야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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