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에 코인 시장 패닉…비트코인 지난해 상승분 다 잃었다
비트코인, 업비트·빗썸서 3600만원까지 '급락'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비트코인이 미국 금리인상과 루나코인 사태가 겹치며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12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2.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 암호화폐인 루나와 테라USD(UST)의 연쇄 폭락과 함께 비트코인의 하락세도 거세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침체 분위기 속에서 루나·UST 폭락까지 겹치며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잃으며 2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미국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당장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4시18분 기준 암호화폐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2.40% 내린 3437만원대를 나타냈다. 일주일 전보다는 무려 30%가 넘게 내린 가격이다. 미국 달러 기준으로도 3만 달러 한참 아래인 2만6641달러까지 내려가며 지난해 최저가를 뚫고 2020년 12월27일 이후 처음으로 2만6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코인 거래소 기준으로는 이날 비트코인은 3600만원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코인 시장 전체는 지난주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조정장세에 들어섰다. 여기에 한국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공동대표가 개발한 스테이블코인 UST와 루나의 폭락이 더해지면서 코인 시장 전체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루나는 일개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암호화폐)가 아닌 올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기준 6위까지 올랐던 메이저 코인으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루나는 코인마켓캡 기준 올해 119달러(약 15만원)선까지 올랐으나 이번 사태로 0.8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루나는 연일 90%가 넘는 폭락세를 겪으며 10만원이 넘는 암호화폐에서 1000원을 겨우 넘기게 된 것이다.
루나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 대표와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의장이 공동 창업한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코인이다. 테라폼랩스는 이중토큰시스템을 도입해 스테이블코인인 UST와 루나를 알고리즘으로 연동해 운영하고 있다. 두 코인은 알고리즘 기반으로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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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는 미국 법정화폐와 1대 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일정한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테라폼랩스는 UST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UST를 소각하거나 루나에서 1달러와 교환하고, 반대로 UST 가격이 1달러를 넘어설 경우에는 투자자들은 UST에서 1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루나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페깅(고정)한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UST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1달러를 유지하지 못하자 일종의 '뱅크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UST는 0.2달러대까지 내려갔다.
문제는 테라폼랩스의 재단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가 테라 생태계 준비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집해왔다는 점이다. UST의 가격이 붕괴됐을 때 보유 비트코인으로 UST를 사들이면서 비트코인 역시 이번 일로 가격 하락세가 더욱 거세졌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 기준으로는 정부가 규제 강화를 주장할 근거가 제공되었다고 본다"며 "규제와 별도로 일반 투자자들이 코인 시장을 이탈하는 상황이 가속화될 수도 있는데, 이로 인해 지난 2020년 하반기 시작된 강세장이 끝나고 침제기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법정화폐에 연동된 UST의 폭락사태로 골머리를 앓게 된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강력한 규제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상원 은행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팻 투미 의원은 "이번 사태(루나·테라 시세 폭락)는 투자자들에 손해를 끼칠 뿐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 페그 시스템 전체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 의회가 당장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셰러드 브라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도 이번 사태를 두고 "규제되지 않는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줬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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