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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습하는 S공포①]물가 6% 넘보는데 성장률 '뚝뚝'…최악 대비해야

등록 2022.06.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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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세계 경제성장률 4.1%→2.9%로 제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유사 우려

韓, 1분기 0.6% 성장…물가 5.4%로 치솟아

OECD·IMF·한은, 성장률 높이고·물가 낮춰

정부, 성장률 2%대·물가 4%대로 제시할 듯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명동의 음식점 메뉴 입간판 모습. 2022.06.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명동의 음식점 메뉴 입간판 모습.  2022.06.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저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50년 만에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곡물 가격 상승이 세계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등 고(高)물가에 접어든데다가 경제 성장률은 2%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와 맞물려 한국도 'S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세계은행(WB)은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가 2.9% 성장한다고 제시했다. 지난 1월 전망치 4.1%보다 1.2%포인트(p)나 낮췄다. 성장률 하향 주요 원인으로는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정성, 재정·통화 긴축정책 등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장의 가격이 급등하고 불안정성이 심화한데다가 농산물 가격 상승까지 부추겨 개발도상국의 빈곤 악화 등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선진국들의 통화 정책 전환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개도국의 재정 부담마저 커졌다.

WB는 지속적인 공급 지장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속, 경제 성장 전망 약화, 긴축적 통화 정책에 대한 신흥·개도국의 취약성 등 측면에서 현재 경제 여건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2.06.0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2.06.09. [email protected]



우리나라 역시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늘어 지난 4일 발표한 속보치(0.7%)보다 0.1%p 낮았다. 애초 한은의 예상보다도 경제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달 수출액이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인 61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고공행진 하는 에너지 가격 여파로 수입액은 더 가파르게 늘어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성장은 더딘데 지난해 10월부터 꿈틀대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5.4%까지 치솟았다.

이와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3.0%)보다 성장이 더딜 거라는 판단이다. 반면 물가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2.1%보다 2.7%p나 높인 4.8%로 내다봤다.

OECD는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소비회복 지연으로 회복세가 둔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 4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 3.0%보다 0.5%p 낮춘 2.5%로 제시했다. 반면 물가 전망치는 3.1%에서 4.0%로 눈높이를 올렸다.

중앙은행과 국내 경제 연구기관들도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물가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을 3.0%에서 2.7%로 낮추면서 물가상승률은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3.0→2.8%로, 물가는 1.7→4.2%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오는 16일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수정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 년에 두 차례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취업자 수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 성장 장애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수정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제시한 3.1%보다 낮은 2%대 후반으로 제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대까지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인 2.2%보다 2%포인트(p) 내외로 높아지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은 건 2011년(4.0%) 이후 지난해까지 한 차례도 없었다.
[포항=뉴시스] 이바름 기자 =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2.06.10. right@newsis.com

[포항=뉴시스] 이바름 기자 =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2.06.10.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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