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물가 속 대안으로 주목받는 GMO, 한국의 선택 가능성은?
생명연구원, 식량위기 속 GMO 게임체인저 될 수 가능성 커
경제적 효과, 안전성 우려 등 GM작물을 여러 문제 다각적인 접근 필요
세계 일상에 들어온 GMO…한국선 철저히 배척, 재고해야
과학계, GMO 위해성 주장에 반대 입장 밝혀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93개 품목의 가격 상승률이 1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양배추 54.6%, 경유 45.8%, 국수 33.2%, 감자 32.1% 무 31.3% 등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이 가격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2022.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석규 기자 =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국제원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 인상이 장기화되면서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이른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각 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국가 중앙은행이 공격적 긴축에 나서고, 이로 인해 경기침체(Recession)가 불어닥칠 것이란 'R의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가 가뜩이나 갈 길 바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반을 옥죄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13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토론주제 공모에서 '식량위기 해결을 위한 유전자변형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은 바람직한가?'를 선정했다. 식량위기, GMO기술이 미래 대안이 될까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기획재정부, 통계청, 과기정통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에 따르면 38개 OECD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9.2%로 1988년 9월(9.3%)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행,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지표와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의 성장률, 물가 전망치를 보면 올해 국내 물가가 4%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률은 대폭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5월 물가상승률이 5.4%로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달엔 6%대 물가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93개 품목의 가격 상승률이 1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양배추 54.6%, 경유 45.8%, 국수 33.2%, 감자 32.1% 무 31.3% 등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이 가격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2022.06.10. [email protected]
생명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위기 속에서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변형 농수산물)가 식량위기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와 생산성 증대로 인한 경제적 효과, 안전성 우려 등 GM 작물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변형 농수산물)란?
유전자변형은 특정 작물에 없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특성의 품종을 개발하는 유전공학적 기술로,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은 이와 같은 유전자변형을 가한 농수산물을 가리킨다. 이는 미국 몬산토사가 1995년 유전자변형 콩을 상품화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GMO는 어떤 생물의 유전자 가운데 추위·병충해·살충제·제초제 등에 강한 성질 등 유용한 유전자만을 취하여 이를 다른 생물체에 삽입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식물 A가 특정 병충해 B에 취약할 경우 동종 또는 이종의 작물에서 병충해 B에 강한 유전자를 추출, 식물 A에 결합시켜 또다른 품종 A1을 개발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09.54로 지난해 동월보다 6.7% 상승했다. 사진은 9일 서울 명동의 음식점 메뉴 입간판 모습.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 구입빈도와 가격변동에 민감한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식품 중에선 국수,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뛰었고 돼지고기, 수입쇠고기 등 신선식품 역시 급등했다. 외식물가와 먹거리 외 기름값까지 뛰면서 서민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같이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3년10개월만이다. 2022.06.09. [email protected]
GMO의 유해성 여부 논란
특히 네이처(Nature)지에 모나크(monarch) 나비의 유충이 GM 옥수수의 꽃가루를 먹고 죽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부터,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GMO 농산물 반대 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3월부터 소비자에게 올바른 구매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근거하여 콩·옥수수·콩나물·감자에 대한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 일상에 들어온 GMO…한국선 철저히 배척
매일경제 2021년 12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에게 "현재 유전자변형생물체(GMO)로 만든 식품을 드시고 계십니까"라고 물으면 한결같이 "먹지 않는다"고 답변한다. 그래서 "GMO 식품을 안 먹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GMO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일률적으로 답변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GMO와 미래 유익한 대체식품이라는 사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생각되는 이유는 첫째, GMO 식품을 먹지 않는다고 답한 그 사람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이미 GMO를 먹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작년 한 해 식품용과 농업(사료)용으로 수입을 승인한 GMO는 무려 1197만t에 달한다. 대부분이 옥수수와 콩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옥수수와 콩 중 95%가량이 이미 GMO인 셈이다.
옥수수는 주로 가축용 사료로 사용되고, 콩은 주로 식용유와 같은 기름을 짜는 데 많이 사용된다. 직접 식용유를 먹든, 식용유가 들어간 가공식품을 먹든, 소고기를 먹든 직간접적으로 GMO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GMO는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GMO는 엄격한 위해성 심사를 거친다. 그것도 무려 5개 부처가 협의 심사를 하게 돼 있다. 총괄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다.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환경부(국립생태원), 해양수산부(국립수산과학원)가 각각 별도로 심사한다. 부처별로 20명 전후의 전문가가 모여 해당 GMO가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사한 뒤 문제 없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가 바로 작년 1197만t의 GMO 수입으로 이어졌다.
이 처럼 GMO가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GMO 현황을 잘 모르고 지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공개적으로 GMO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는 측면이 크다. GMO에 대해 조금이라도 우호적인 이야기를 하면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구(NGO), 유기농단체 등의 격렬한 항의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GMO 곡물 수입은 다른 방법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옥수수와 콩을 수입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곡물 수출국들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10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품목별로는 국수(33.2%)와 소금(30.0%), 밀가루(26.0%), 식용유(22.7%)의 상승폭이 컸다. 천일염 생산량 부족 등으로 소금은 1년 전보다 30.0% 상승했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마트. 2022.06.06. [email protected]
GMO 위해성 주장에 반대하는 과학계 입장
정부가 GMO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에 과학계는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GMO에 대한 접근이 과학적으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과학계에서는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이 전혀 입증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과학계에서 내세우는 대표적인 근거는 미국학술원에서 2016년에 발간한 'GMO에 대한 영향평가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GMO가 소비되기 시작한 1996년 이래 건강에 유해하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해충 저항성 GMO 작물 등 재배로 농약 사용량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생명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곡물 포함할 경우 약 25% 안팎에 지나지 않고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코로나19 등 팬데믹 등으로 식량안보 위기감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며 "세계 식량위기 속에서 GMO가 식량위기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지와 생산성 증대로 인한 경제적 효과, 안전성 우려 등 GM 작물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총체적·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전자 가위(편집· 크리스퍼-캐스9) 와 같은 신기술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이 미래 식량안보 확보 및 농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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