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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철강·항공 '울상' vs 車·조선 '방긋’

등록 2022.08.23 11: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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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석탄·철광석 등 원료 수입…원가 부담 확대

항공사, 항공유·항공기 임대료 외화 결제…비용 증가

달러로 대금 결제하는 조선사, 수출 비중 높은 車 '수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2.50)보다 13.19포인트(0.54%) 내린 2449.31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5.87)보다 5.92포인트(0.74%) 하락한 789.9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9.8원)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출발했다. 2022.08.2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2.50)보다 13.19포인트(0.54%) 내린 2449.31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5.87)보다 5.92포인트(0.74%) 하락한 789.9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9.8원)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출발했다. 2022.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넘어서며 국내 산업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광석, 석탄 등 원료를 수입하는 철강사들과 유류비 등을 외화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비용 증가에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선박 대금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는 조선사와, 수출 비중이 높은 완성차의 경우 고환율 효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13분 현재 전 거래일(1339.8원)보다 3.8원 오른 1343.6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에는 1345.2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보에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도 관측한다.

환율이 1400원에 근접하면서 철강업계와 항공업계는 비용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을 주축으로 하는 국내 철강사들은 철광석 등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온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높을 경우에는 원료 구매 가격이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석탄 등 원재료 매입시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곧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중소형 철강사나 유통상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대형 철강사들은 네츄럴 헤지(Natural Hedge)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원자재 수입부담을 제품 수출로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 네추럴 헤징이 이뤄지고 있다"며 "환율 변동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 또한 "환율 상승에 대한 영향은 중립이라 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슬래브 등 원자재 수입이 많았는데, 지금은 포트폴리오가 바뀌어 수출 비중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환율 상승으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이들은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약 3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284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형사에 비해 항공기 임대료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피해가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증가도 문제지만 고환율 시대에는 해외 여행을 꺼린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고 말했다.

반면 계약금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조선사들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이익폭은 더 커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국내 대표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3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9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당초 조선 부문 흑자를 4분기 정도로 예상했는데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업계도 환율 상승에 수혜를 보는 업종 중 하나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2조97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환율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판매 믹스 개선 및 인센티브 축소,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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