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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공원화 입길 오른 부산 동서고가로, 철거에 무게 실려

등록 2023.04.19 14: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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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이어 사상구도 철거 주장 전망

부산시, 내달 안으로 정책 방향 결정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동서고가로.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동서고가로.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지난달 한 시민단체가 부산 동서고가로를 공원화하자는 제안에 대해 관련 지자체들이 잇따라 철거를 주장하고 나서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19일 사상구 관계자에 따르면 시민단체가 발제한 동서고가로 공원화에 대해 반대 입장 표명을 준비하고 있다.

사상구 관계자는 "동서고가로 철거는 사상구민들의 오랜 염원이다. 고가도로로 인해 도심이 단절됐고,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오랫동안 피해를 겪었다"며 "조만간 구에서 고가도로 공원화 반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부산진구는 동서고가로가 철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동서고가도와 직접적으로 얽혀있는 두 지자체와 주민들이 모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고가도로 철거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세다.

특히 부산시가 내달 안으로 동서고가로에 대한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뒤 나온 움직임이어서 더 주목된다.

1994년 개통된 동서고가로는 부산의 두 번째 도시고속도로로 남구 감만사거리에서 시작돼 부산진구 서면을 지나 사상IC를 통과하는 총 14.8㎞ 규모의 도심 고가도로다.

이 도로는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에서 부산 시내로 접근성을 높여주고, 컨테이너 물동량 수송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새롭게 추진 중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와 겹치는 구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토부는 부산 서부의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과 동부의 동해고속도로(부산~울산)를 연결하는 총 길이 22.8㎞의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GS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지난달부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가 오는 2029~2030년께 완공된다면 동서고가로의 절반에 달하는 사상~진양램프(약 7㎞) 구간은 폐도된다. 국토부는 관련 예산으로 1025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지난달 국내외 고가도로와 폐철도 공원화의 성공사례를 들며, 부산의 역사를 품은 동서고가로에 '하늘공원'을 만들어 랜드마크로 조성하자는 의제를 던졌다.

이 단체는 주요 성공 사례로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과 프랑스 파리 프롬나드 플랑테 등을 제시했다. 두 곳 모두 오랫동안 철길로 사용되다 폐선된 뒤 공원으로 조성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또 서울시가 이를 벤치마킹해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탈바꿈한 '서울로 7017'은 도심 주민들의 휴식지와 주변 도보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해 성공했다는 것이 부산그린트러스트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서울로 7017.(사진=서울시 홈페이지)

[서울=뉴시스] 서울로 7017.(사진=서울시 홈페이지)


부산그린트러스트 관계자는 "부산 도심 내부에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긴 선형의 녹지 공간이 없다"며 "동서고가로가 공원으로 활용될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공원화가 된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그 리스크를 뛰어넘을 방법이 있는 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늘공원 반대론자들은 뉴욕과 서울 사례는 상업 지역이지만 부산은 주거 밀집구역이라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고가도로 인근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집 앞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어 경관이 저해되고 빛 공해와 소음공해, 사생활 침해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철거 대신 하늘공원 조성을 계속 주장한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관련 국토부 협상에 발맞춰 내달 안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 사업 계획에 따르면 사상~진양램프 구간 폐도 관련 철거비 예산이 반영돼 있고, 시가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협의돼 있다"며 "국토부 협상에 발맞춰 내달 안으로 (사상~진양램프 구간)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정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이후 실행계획이 서면 갈등이 양상되기 전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폐도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 동서고가로 구간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된 바는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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