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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법, 투자 2배로 늘었다…삼성·SK도 '수혜'

등록 2023.04.20 07:30:00수정 2023.04.20 08: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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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70억 달러 들여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SK하이닉스, 부지 선정 등 진행…절차 완료 후 보조금 신청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이재용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2.05.20. photo1006@newsis.com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이재용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2.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기업 기밀 유출 우려 등 각종 독소조항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에 200곳 이상 기업들이 신청 의사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조만간 보조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반도체법 프로그램 사무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기업들로부터 200건 이상의 사전의향서(SOI)를 접수했다. 

사무국은 의향서 제출 기업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170억 달러(약 22조5000억원)를 들여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올초 "올해면 공장이 완공되고 내년이면 그곳에서, 미국 땅에서 최고 선단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며 테일러 공장 앞 도로명을 '삼성 하이웨이'로 명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메모리 패키징(후공정)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SK하이닉스는 신청 기간이 6월26일 시작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SK하이닉스는 부지 선정 작업을 마친 뒤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을 신청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국 내 투자 관련 부지 선정 등 적극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절차가 완료되는대로 보조금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미국을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총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 안에는 패키징 공장 건설도 포함돼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 보조금 신청과 관련 "엑셀을 요구하고 신청이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많이 고민해보겠다"며 "우리는 패키징이니까 전체 수율 데이터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산) 공장을 지어야 하는 입장보다는 (부담이) 약간 덜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최태원 SK그룹회장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2022.07.26.

[워싱턴DC=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최태원 SK그룹회장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2022.07.26.


지난해 8월 발효된 미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은 반도체 시설 투자 인센티브를 포함한 527억 달러(69조8275억원)의 재정지원과 투자세액공제 25%를 담은 법안이다. 로직칩·메모리칩 등 최첨단 제조시설은 지난달 31일부터 신청서를 받고 있으며, 현세대·성숙노드 또는 후공정 제조시설은 오는 6월26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미 상무부는 기업들이 제출한 신청서를 경제·국가안보, 투자계획의 상업적 타당성, 신청기업의 재무상태 및 투자이행 역량, 인력개발 및 파급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중국 등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는 데다, 생산시설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 능력, 가동률, 웨이퍼 예상 수율, 연도별 생산량, 판매 가격 증감 등 기업 기밀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는 등 일부 독소조항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차라리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는 게 낫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 칩스법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미중 대립 상황 속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불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함께 하는 만큼 요건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들린다.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을 위해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를 앞세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반도체와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2000억 달러(262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10억 달러(1조3000억원) 이상의 투자 프로젝트는 2019년 4건에서 지난해 8월 이후 31건으로 8배 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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