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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사,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고용세습' 조항 개정하기로(종합)

등록 2023.10.17 20:56:39수정 2023.10.17 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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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파업없이 잠정합의안 마련

노사, 신공장 건설 등 미래 경쟁력 확보 노력

핵심 쟁점 '고용세습' 조항 개정하기로 합의

노조, 20일 조합원 찬반투표…노노갈등 변수될까

[서울=뉴시스] 기아 노사가 지난달 6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2023년 임금 및 단체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사진=기아 노사 제공)

[서울=뉴시스] 기아 노사가 지난달 6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2023년 임금 및 단체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사진=기아 노사 제공)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내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임단협을 끝내지 못했던 기아가 17일 가까스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가 오는 20일 예정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을 가결하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임단협은 모두 끝난다.

기아 노사는 이날 경기 광명공장에서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6월 13일 상견례 이후 수차례 협상을 벌여온 양측은 전날 교섭에도 의견차를 좁히는데 난항을 겪었지만 불확실한 미래 생존과 고용 안정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며 조금씩 양보해 잠정합의안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경영성과금 300%+800만원, 생산판매목표 달성 격려금 100%, 특별 격려금 25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25만원, 무분규 타결 무상주 34주 지급이 포함됐다.

'고용세습'이라고 비판 받아온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은 개정하고, 청년실업난 해소를 위해 300명의 신규인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해당 조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으로 노사는 이를 두고 강대강 대치를 벌여왔다.

노사는 미래경쟁력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신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양산을 위해 노사 간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또 신사업과 미래차 핵심부품에 대한 국내 투자 확대, 미래 사업 전환에 따른 국내 물량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겠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담았다.

기아 관계자는 "미래차를 둘러싼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노사가 미래 발전과 고용안정이라는 큰 틀에 공감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며 "이번 합의를 토대로 경영 목표 달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명=뉴시스] 이윤청 기자 = 기아자동차 광명 오토랜드 전경. 2020.09.17. radiohead@newsis.com

[광명=뉴시스] 이윤청 기자 = 기아자동차 광명 오토랜드 전경. 2020.09.17. [email protected]


4개월 간 이어진 진통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양측의 교섭 후유증은 크다. 노사는 그동안 고용세습과 정년연장 등 이견이 큰 현안을 두고 양보 없는 대치를 벌여왔다. 특히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한 노조는 17~19일 8시간, 20일 12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코너로 몰아가기도 했다.

잠정합의안이 오는 20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기아는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하게 된다. 전체 조합원(2만6693명)의 과반수(1만3346명) 이상 찬성표가 나와야 임단협이 마무리 된다. 다만 교섭 과정에서 빚어진 '노노 갈등'이 투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아 노조에는 금속민노회, 새노회, 우리노동자 등 다양한 계파와 현장 조직들이 섞여있는데 이들 모두 올해 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반면 집행부가 파업 명분이 약한 상태에서 교섭을 지나치게 끌고 온 것에 불만을 품은 젊은 조합원들이 무더기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전 임금협상을 모두 끝낸 다른 완성차업체들과 달리 기아의 교섭은 이례적으로 길었다"며 "노사 이견이 큰 고용세습 조항을 비롯해 주요 현안이 봉합된 만큼 장기간 교섭에 지친 조합원들이 합의안 가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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