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북한, 9·19 합의 위반 3600여건"… 정부, 효력정지 검토(종합)

27일 국방위 종합국감 출석

"북, 9·19군사합의 3600건 위반"

"해병 1사단장, 수사 끝난뒤 인사조치"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북한이 지난 5년 동안 서북도서 일대에서 위반한 사례만 3600여건에 달한다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국방부의 제안에 따라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준수 여부 질문에 대해 "기존에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위반해온 것을 확인했다"며 "(군사합의에 규정된 서해) 완충구역 내 북한의 포사격 위반은 110여회"라고 말했다.

군사합의에 따른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 위반과 관련해서는 "3400여회, 문수로 따지면 6900문 정도"라고 부연했다.

또한 포사격 및 포문 개방 금지 위반 등 서북도서 일대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 건수를 모두 합할 경우 "3600건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매일 3~5회씩 (9·19합의를) 위반했다"며 "포신 개방 자체를 (합의) 위반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9·19 군사합의는) 내용 자체도 불리하지만 우린 '그냥 지킨다'며 신주단지 모시듯 한 데 많은 의문이 있다"면서 "감사원에서 '9·19합의' 관련 감사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2018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다. MDL 일대에서 군사 연습과 비행을 금지하고 해상 완충 구역 내 함포·해안포 실사격을 금지하는 등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신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9·19 남북군사합의가 불합리하다고 판단, 효력을 정지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신 장관은 군사합의 효력 정지 시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정부 내 의사결정 절차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라며 "시기를 지금 특정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답했다. 이어 "국방부에서 (효력정지를) 제안했다"며 "건강한 의사 조정과정을 좀 기다려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7. [email protected]

해병 1사단장 인사조치 압박에 "수사 진행에 맞게 조치"

이날 신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인사조치 요구에 "수사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최소한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서는 지휘체계에서 배제하는 것이 국가와 국방부 장관의 도리'라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지적에 "법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기다리면서 그에 맞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신 장관은 "1사단장을 태어나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며 "국민들의 여론과 야당 위원들의 여러 의견이 있는데 그 의견을 받들어 인사조치를 하면 쉬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장군은 해병대에서 사단장을 할 만큼 국가에 봉사를 했다"며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법리에 의해 수사가 끝나고 기소가 된 뒤에 잘잘못을 따져 합당을 조치를 취하는 게 맞다"고 부연했다.

이어 "(판단이 나오는 것이) 몇개월 안 걸릴 것으로 본다"며 "국가에 봉사했던 사람의 노력을 생각해서 최소한의 기다림은 한 직업군인에게, 장군에게 보내는 예의라 생각하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신 장관은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 내겐 임 사단장 못지않게 장병들의 생명과 명예가 다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여러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법리에 기초해 기다려 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 채 상병은 지난 7월 19일 오전 9시 3분께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같은날 저녁 11시 10분경 실종 지점에서 5.8km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소방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 7월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 전 장관은 이 보고서를 결재까지 끝냈다.

이후 이 전 장관의 '보류' 지시 등에 따라 국방부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결과를 재검토했다. 그 결과 최초 8명 중 임 사단장 등 4명의 혐의는 적시하지 않고 다른 하급간부 2명은 혐의자 명단에서 제외한 채, 관련서류를 경북경찰청으로 이관했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이 25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대전현충원 홍범도장군 묘역에서 열려 한 추모객이 헌화하고 있다. 2023.10.25. [email protected]

홍범도 흉상 이전엔 "육사 결정 존중"

신 장관은 이날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육사에서 (이전하는 것으로)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에 그 결정을 존중한다"며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념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장병들 대적관 측면에서 접근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범도 장군이 적이냐'고 지적하자, 신 장관은 "홍범도가 적이 아니라 홍범도 장군이 볼셰비키로서의 사상을 가진 것"이라며 "북한 공산집단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섰던 육사이기 때문에 육사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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