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내렸지만"…변동금리 차주 '전전긍긍'
변동금리 기준 '코픽스', 6개월 전보다 상승
기존 차주 금리 재산정시 이자 늘어날 듯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금리 인하 기대감에 은행채와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차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은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연중 최고치로 오른 탓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 기준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52~6.872%,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39~5.803%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동결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채, 예금금리 등 시장금리는 하락세다. 이에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3% 중반대로 떨어졌다.
반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체감하기 어렵다. 15일 공시된 11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4.00%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코픽스가 4%대로 올라선 것도 올해 처음이다.
특히 이달 말 주담대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이하는 기존 차주라면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는 6개월마다 코픽스 변동폭을 반영해 금리가 재산정된다. 11월 신규 코픽스는 6개월 전(3.56%)보다 0.44%포인트 뛰었다. 앞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코픽스가 상승한 영향이다. 신규 코픽스는 8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최근 은행채와 예금금리는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금융채(은행채) 5년물은 3.853%을 기록했다. 10월 말에는 4.810%까지 오른 바 있다. 은행채 1년물도 4.1%대에서 3.7%대로 내려왔다. 5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지난달 최고 연 4.05%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3% 후반대다.
코픽스는 은행권이 지난달 취급한 자금 조달 비용을 기준으로 한다. 이에 최근 은행채 금리와 예금금리 하락세가 반영되려면 1~2개월의 시차가 걸린다. 앞서 상승했던 코픽스가 6개월 전보다 낮아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고정형 대출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코픽스와 시장금리의 시차로 인해 기존 변동금리 차주의 대출금리가 내려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은행권 예금금리 하락폭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부터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시기가 불확실한 데다 채권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담대 고정금리는 은행에 따라 시장금리 변동을 매일 또는 매주 반영한다. 이에 주담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전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고정금리에 비해 금리 하단은 1.13%포인트, 상단은 1.069%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0.84%포인트, 1.056%포인트보다 금리 차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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