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정유업계 봄…정제마진 15달러 돌파
정유사 '수익지표' 정제마진 15달러 돌파
글로벌 정유사 수급차질에 전쟁으로 유가 상승
2022년 역대급 호황 다시 누릴까…기대감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입물가가 2개월 연속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3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물가(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0.9% 하락했다. 수출물가는 작년 7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11월부터 2개월째 하락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2024.01.16. [email protected]
19일 업계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기준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2~3배 높아진 것이다.
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 제품에서 원유 정제 과정에 필요한 비용을 뺀 금액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특히 지난해에는 손익 분기점을 밑도는 정제마진이 이어지며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2022년과 비교해 절반에 그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8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0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에쓰오일도 1조4186억원으로 58.3% 줄었다.
반면 올해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회복세를 타고 있는 정제마진이 이보다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한파로 미국 정유사 가동률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80.6%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티팟(소규모) 정유사 가동률도 이란·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가동률이 61.7%로 떨어졌다.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회복되기까지 최소 수 주 이상 걸리고, 중국 에너지효율화 정책을 고려할 때 티팟 정유사들의 가동률이 높아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같은 공급 차질을 고려하면 정제마진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쟁 이슈로 국제유가도 상승 흐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 국면에 접어든 것과 동시에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으로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된 것이 유가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두 전쟁 모두 당사국간 협상이 단기간에 타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지정학적 리스크는 상존할 전망이다.
다만 제품 자체의 수요가 개선된 것보다 공급 차질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부가 요인이 유가와 정제마진을 견인하고 있어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통상 제품 수요 개선을 시사하지만 최근 상승세에도 수요의 추세적 개선으로 보기는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OPEC 감산이 지속돼 전세계적 공급 부족으로 정제마진은 당분간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항공수요 증대와 등유의 계절적 수요 증가로 등·경유 중심의 높은 마진도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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