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이재영 은퇴 암시…"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아"

"억지로 해외서 선수 생활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 없어"

"사실 아님에도 온갖 질타 받는 고통의 시간 있었다"

"제 2의 인생 응원해주시길…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것"

[인천=뉴시스]이윤청 기자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이 은퇴를 암시했다. 사진은 2021년 1월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흥국생명 이재영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2021.0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학교 폭력 논란 속에 국내 무대에서 퇴출 당한 배구 선수 이재영(28)이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은 14일 자신의 팬카페 '재영타임'에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며 "이런 고민을 한 건 오래전부터였는데 이제는 말씀드릴 때가 된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적었다.

선수로 뛰는 모습을 기다리는 팬들을 알고 있다는 이재영은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로 해외는 생각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 제 마음속에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서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계셨다. 전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학교 폭력 논란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 사실에 대해서 정정해 주고 바로 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닌 건 아니지라는 제 마음과 소신이 변하지 않았다"며 "이런 제 마음은 포기가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배구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만큼 원 없이 했기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미련의 마음이 크지는 않다. 예상치 못했고 힘든 과정을 통해 이렇게 내려놓게 됐지만, 팬들께 글을 남기는 지금은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저에게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지만 좋은 기억만 있진 않다.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많이 있었다. 사실이 아님에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고 떠올린 그는 "지금까지의 배구선수 이재영의 좋은 모습 그리고 멋지게 날아올랐던 저의 모습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시길 바라고 이재영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를 했고, 노력했던 것처럼 이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인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경기 전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1.01.26. [email protected]

이재영은 그의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V-리그를 대표했던 스타다.

2014~2015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샛별로 떠올랐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고, 2018~2019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견인해 두 번째 MVP를 따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는 2021년 2월 이다영과 함께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여 추락했다.

그해 6월말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포기했다.

국내리그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하자 이재영과 이다영은 그리스 PAOK로 이적했다. 그러나 이재영은 고질적 무릎 부상으로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2022년 말에는 페퍼저축은행이 이재영의 영입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팬들이 반대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 입단이 불발된 이재영은 무적 신세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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