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에 지자체마다 지하 충전기 이설 문의↑
충전시설 이설 시 최대 충전시설 지원 한도에서 차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 외부 전기차 지하주차장 출입 금지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4.08.13. [email protected]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지자체마다 지하에 설치된 완속충전기의 지상 이전을 알아보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13일 해당 지자체 등에 따르면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확인되는 구리시와 남양주시, 하남시, 가평군, 양평군 등 5개 지역 전기차 충전시설은 1만1000여기로, 이 중 60% 이상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에 설치된 완속 충전시설이다.
현재 공동주택(아파트단지)에 설치된 공용 충전시설은 대부분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된 3㎾ 이상 40㎾ 미만 충전시설로, 최근 신축되는 아파트들은 지상주차장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지하에 전기차 완속충전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 설치대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인데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전기차 화재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뒤부터 이 완속충전기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직 화재가 난 차량의 정확한 발화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분명한 이유로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기차의 지하 출입을 제한하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고, 지자체에도 지하주차장에 설치한 완속충전기 이설에 대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남양주시의 경우 화재 후 아파트 입주민이나 관리사무소 등에서 완속충전기 이설에 대한 문의 전화가 하루 2~3통씩 걸려오고 있고, 인근 구리시 등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지상에 전기차 충전기를 이설할 수 있는지와 그에 따른 행정절차에 묻는 전화지만 인천 화재 이후 아직 중앙부처에서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여서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서만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설의 경우 설치 시 지자체에 신고할 의무는 없지만 일부 전기설비 설치 과정에서 지자체에 행위신고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상당수 아파트단지가 지하 충전설비를 지상으로 이전할 전망이지만 사업자는 입주민들이 처음과 같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경부의 2024년 전기자동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 보조금 및 설치·운영 지침에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한 공용 완속충전시설을 철거, 이설한 경우 해당 수량만큼 최대 충전시설 지원한도에서 차감해 지원 한도를 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아파트 입주민들이나 관리사무소 등에서 전기차충전시설에 대한 문의전화가 여러 번 걸려왔고, 국민신문고를 통해서도 비슷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대부분 이설에 대한 문의인데 전기설비 때문에 이설은 어려워 신규 설치하고 기존 시설을 폐쇄하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구리시 관계자도 “전기차 충전시설은 법정 의무시설이라 현재 건축허가를 진행 중인 주택사업들의 경우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계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충전시설에 대한 합동 안전점검을 진행한 뒤 중앙부처 등에서 세부적인 대책이나 지침이 내려오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행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전가차 충전시설 지상설치 권고하고, 소화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전용주차구역의 화재예방 및 안전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다음달 열리는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