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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앤가이드, 2대주주 김군호 前 대표 반격 개시…경영권 향배는

등록 2024.09.19 11: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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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그룹 3세 아들 이사회 진입 시도

창업자 맞불 소송…"밸류업 퇴색 우려"

에프앤가이드, 2대주주 김군호 前 대표 반격 개시…경영권 향배는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창업자이자 2대주주인 김군호 전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최대주주인 화천그룹의 직접적인 이사회 진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전 대표가 맞불을 놓으면서 어느 쪽이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3일 김군호 전 대표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일 화천그룹 3세인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이사가 임시주총 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앞서 권형운 대표는 권 대표 본인과 형인 권형석 화천기계·화천기공 대표이사를 에프앤가이드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통상 기타비상무이사는 모회사가 자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를 원할 때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화천그룹은 상반기 말 기준 화천기공(7.81%), 화천기계(4.83%)를 통해 에프앤가이드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상반기 말 기준 11.33%의 지분율을 보유한 김 전 대표는 본인을 임시주총의 의장으로 신청하고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와 김현전 동양생명 자산운용부문 부사장을 각각 신규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전 대표 측은 엠티홀딩스와 이철순 현 에프앤가이드 대표이사와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서를 체결하고 지분율을 21.53%까지 확보, 표대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천기공·화천기계를 비롯해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32%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에프앤가이드는 소액주주들이 지분 30%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 외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잔여 지분을 들고 있다. 이들의 표심이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번 경영권 소송과 관련해 에프앤가이드는 기업의 재무정보, 증권사 보고서, 국내외 금융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화천그룹의 이사회 진입으로 공익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의 업무 특성 상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이 아닌 인사들이 회사를 경영할 경우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화천그룹에 의해 회사에서 나오게 됐을 때도 혹여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수 있어 조용히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면서 "당시 자본시장 전문가인 이철순 전 와이즈에프엔 대표이사에게 단독 대표이사를 맡기고 나왔는데, 이번에 또다시 화천그룹이 이철순 대표를 몰아내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화천기계, 화천기공 등 기계 업체 오너들이 금융정보업체를 경영하며 제대로 된 밸류업을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코스닥 밸류업 1호 기업으로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향후 5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18%,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15%, 최소 배당 설정 및 중장기적 상향 등을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밸류업이 아닌 밸류다운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경영권 소송을 신청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진이 제대로 된 에프앤가이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화천기계 관계자는 "답변드릴 만한 사안은 없다"면서 "대표이사의 에프앤가이드 소송과 관련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초 삼성그룹의 사내벤처로 시작했던 에프앤가이드는 당시 애널리스트였던 김군호 전 대표가 창업한 이후 화천기계의 투자를 통해 공식 출범했다. 이후 20여 년을 재무적투자자(FI)로 조용히 지냈던 화천그룹 측은 지난해부터 사내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경영권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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