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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V쇼 나온 여성 발목에 이것…그냥 발찌 아니었다

등록 2024.09.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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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상속녀' 사기꾼, 전자발찌 차고 美 TV쇼 출연

[서울=뉴시스] 뉴욕 사교계에서 '백만장자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애나 델비(본명 안나 소로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미국의 인기 TV쇼에 등장했다. (사진=ABC)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뉴욕 사교계에서 '백만장자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애나 델비(본명 안나 소로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미국의 인기 TV쇼에 등장했다. (사진=ABC)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뉴욕 사교계에서 '백만장자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애나 델비(본명 안나 소로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미국의 인기 TV쇼에 등장해 화제다.

17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로킨은 ABC의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33 1화의 마지막 출연자로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의상과 맞춘 청색·보라색 커버로 덧씌우고 반짝이는 비즈로 장식한 전자발찌를 발목에 단 채 인기 팝스타 사브리나의 곡 '에스프레소'에 맞춰, 파트너인 에즈라 소사와 함께 차차를 선보였다.

방송에서는 소로킨과 소사가 무대 준비 과정에서 함께 합을 맞추는 연습 장면도 공개됐다. 연습 중 소로킨이 전자발찌에 발이 걸려 넘어지자, 소사는 "그게 오늘은 좀 방해가 되네"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소로킨은 세 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각 6점씩을 받아 총 18점(만점 30점)을 기록했다.

심사위원으로 나선 할리우드 배우이자 안무가인 데릭 허프는 소로킨의 무대에 대해 "할 말을 잃었다. 당신은 실제로 정말 아름다운 댄서가 될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감탄했다.

안무가 브루노 토니올리는 소로킨을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Inventing Anna)에 빗대 "또다시 안나를 재창조하는 중이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평했다.

댄서 겸 안무가 캐리 앤 이바나는 "소로킨이 무대에 올랐을 때 이곳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나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참가자들)이 과거에 했던 일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이건 여러분이 여기서 춤을 추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소로킨에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뉴욕 사교계에서 '백만장자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애나 델비(본명 안나 소로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미국의 인기 TV쇼에 등장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뉴욕 사교계에서 '백만장자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애나 델비(본명 안나 소로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미국의 인기 TV쇼에 등장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소로킨은 이날 무대를 마친 후 "난 형기도 마쳤고 배상금도 갚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사람들이 내게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자발찌는 춤출 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꽤 가볍고, 발목에서 달랑거리지 않도록 꼭 조여달라고 (감독관에게)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에서 트럭 운전사의 딸로 태어나 16세 때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한 소로킨은 2014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6000만 달러(약 800억원) 자산가의 상속인 '애나 델비'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는 패션잡지 인턴 경력이 전부였지만 탁월한 패션 감각과 언변으로 뉴욕 상류층과 친분을 쌓아 사교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소로킨은 고급 호텔에서 파티를 벌이고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그러나 무일푼이었던 그는 사교계에서 만난 지인에게 비용을 떠넘기는가 하면 "워런 버핏과 미팅이 있다"는 거짓말로 전용기를 대여하기도 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그가 편취한 금액은 25만 달러(약 3억3300만원)이 넘는다. 소로킨의 사기 행각은 그가 무전취식을 일삼은 호텔 등의 신고로 드러났고, 법원은 2019년 사기 혐의 등으로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후 4년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인정받아 2021년 2월 출소했다. 현재 그는 전자발찌 착용 등의 조건 하에 가택연금된 상태다. 소로킨의 변호인 주다 엥겔마이어에 따르면 소로킨은 거주지에서 70마일(112km) 이내와 뉴욕시 5개 자치구 내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소로킨은 넷플릭스로부터 32만 달러(약 4억2600만원)를 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판권으로 팔기도 했다. 그의 사기 행각을 다룬 드라마 '애나 만들기'는 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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