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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들, ETF로 보유한 주식 헐값에 대여…커지는 증권·운용사 담합 의혹

등록 2024.10.04 15:18:34수정 2024.10.04 15: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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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율 수십배 차이

금감원, ETF 영업실태 관련 증권·운용사 검사중

운용사들, ETF로 보유한 주식 헐값에 대여…커지는 증권·운용사 담합 의혹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간 주식 대여 수수료율 격차가 수십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운용사가 상장지수펀드(ETF)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증권사에 싼값에 빌려주는 대신 증권사는 운용사 ETF를 매수해주는 식의 담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일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사들의 주식 대여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연 수수료율은 0.028%다.

같은 기간 증권사 주식 대여금 상위 10개의 평균 수수료율은 2.15%로, 운용사의 77배 수준이다. 

종목별로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사들이 주식 대여를 통해 가장 수익을 많이 올린 종목은 삼성전자로, 평균 수수료율은 0.028%였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삼성전자 주식 대여 수수료율은 0.16%로 수수료 격차가 크다.

특히 고평가 논란이 커 공매도 타깃이 되는 종목들의 수수료율 차이는 더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사의 에코프로비엠 대여 수수료율은 0.035%였던 반면 증권사 평균 수수료율은 1.31%였다. 증권사 에코프로 대여 수수료율은 운용사보다 66배 높았으며 포스코DX는 199배 차이가 났다.

운용사들이 펀드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실상 헐값에 대여해주고 있는 셈이다. 운용사가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여 수수료를 받는다면 더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ETF 순자산에도 수수료로 받은 금액이 반영돼 투자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다.

그간 업계에선 자산운용사가 ETF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증권사에 싼값에 빌려주는 대신 증권사는 운용사 ETF를 매수해주는 식의 담합이 있다는 의혹이 있어왔다. 신규 ETF는 상장을 위해 최소 70억원어치를 판매해야 하는데, 주식 주문 또는 주식 대여 수수료 등에서 이익을 제공받은 증권사들이 LP로 참여해 신규 ETF를 매수해주며 상부상조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다만 운용사와 증권사 간 대차 주식의 성격과 소스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운용하는 펀드 주식을 매도할 계획이 없다면 안정적으로 장기 대차해줄 수 있는 고객을 직접 찾아 낮은 수수료로라도 대여해주는게 낫다"며 "그게 가능한 우량주 대여 비율이 높은 편이라 평균 수수료율도 낮게 책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급격히 성장한 ETF 시장 이면에 부작용은 없는지, 운용사 영업 실태에 대해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시작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4개 운용사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그보다 앞서서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계열 증권사에도 ETF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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