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러 파병 북한군, 고위급 장성 등 전선 이동 가능성"
"러, 북한군에 군사용어 교육…소통 문제 해결 불투명"
"파병 규모 현재 3000명…연말까지 총 1만900명 파병 "
"북 주민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 동요 감지"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최근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출처=SPRAVDI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은진 기자 = 국가정보원은 29일 러시아에 파병된 고위급 장성 등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양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병력 이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되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으나, 북한군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어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군 파병 규모와 관련해 현재까지 3000명 또는 이보다 많은 숫자가 파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또 연말까지 총 1만900명이 파병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전선 투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직 확정적으로 이동했다고 답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 사실 유출과 확산을 막고자 장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차출 부대 소속 병사들의 경우 입단속과 함께 가족들에게는 훈련을 간다고 거짓 설명하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단속 조치에도 파병 소식이 퍼지면서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 강제 차출될까 걱정된다'라는 주민과 군인들의 동요도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지난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하는 러시아 정부의 특별기에 북한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관계자가 탑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파병으로 인한 국제사회 반발과 관련된 의견 조율이 목적이었고, 이후 양측이 사실상 파병을 시인한 것도 이 방북의 결과로 해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8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은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 파병, 반대 급부 등 후속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 파악에 최우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6월 신조약 체결 이후 경제 분야 협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광물 등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금수품 교역에도 이면 합의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러시아로의 노동자 공출도 꾸준히 이어졌고, 올해 들어 4000명의 노동자가 파견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파병이라는 용어 사용과 관련해서 '위장파병'으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북한군의 군복을 입거나 북한군 체제로서 들어간 게 아니라 러시아가 준 군복, 러시아가 준 무기, 러시아 체제 속에 편입된 상태라 파병이 맞긴 하지만 위장파병이 맞는 것 아니냐고 규정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후속 조치와 관련해 "무인기 사건을 빌미로 무력 보복 위협, 군 비상 근무 유지 등 전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며 "주민들에게는 대남 적개심을 활용한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고 남북 대치 분위기를 정책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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