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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프·독, IAEA에 이란 비난 결의안 공동 제출

등록 2024.11.21 07: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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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유럽 배제한 채 이란과 독자 협상 우려

유럽국들 이란에 강경한 입장임을 강조하려는 의도

이란도 "트럼프와 협상이 제재 푸는 마지막 기회" 인식

[두바이(아랍에미리트)=AP/뉴시스]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2월1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완전히 투명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출범하면 IAEA를 배제한 채 이란과 독자적으로 협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유럽국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2024.11.21.

[두바이(아랍에미리트)=AP/뉴시스]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2월1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완전히 투명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출범하면 IAEA를 배제한 채 이란과 독자적으로 협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유럽국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2024.11.2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뒤 이란을 독자 제재하는 등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는 미 정부와 영국, 프랑스, 독일이 20일(현지시각)  IAEA 이사회에 이란 비난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결의안 표결은 빠르면 22일 IAEA 이사회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결의안은 IAEA가 주초 이란이 준무기급 농축 우라늄 재고를 늘리고 있으며 IAEA의 감시를 계속 차단하고 있다고 보고한 뒤 발의됐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이 이란에 강경한 입장이라는 신호를 보내려 한다며 이는 트럼프가 IAEA를 배제하고 이란과 독자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11일 유엔주재 이란 대사가 일론 머스크를 비공개로 만난 것이 트럼프 정부가 긴장을 낮추려 노력하는 징후로 보고 있다.

미 정부도 기존의 반대 입장에서 선회해 결의안 채택을 지지하고 나섰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유럽 3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이란에 책임을 물으려는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라늄-235는 3~5%로 농축해 원자력 발전 연료로 사용되며 20% 로 농축된 것은 일부 연구 재료로 사용된다. 핵무기에는 85% 이상 농축된 것을 사용한다.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 추가 비축을 중단하고 지난해 9월 입국을 금지한 IAEA 사찰관 4명 중 1명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해 비난 결가 채택되는 것을 피하려 노력해왔다.

이란 "트럼프 정부와 협상 용의" 신호

이란의 움직임은 그러나 상징적 수준이며 차기 미 정부와 경제 제재를 두고 협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여겨진다.

비난 결의가 채택되면 이란은 농축 우라늄 비축 중단을 재고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트럼프가 취임 뒤 이란에 어떤 정책을 펼지를 두고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엘리 게란마예 유럽대외관계위원회(ECFR) 이란 전문가는 “유럽국들이 트럼프가 유럽국을 배제하고 이란과 협상하기보다 공동으로 이란에 강력 대응하길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경제 제재를 강화해 2015년 이란 핵합의보다 더 강력하게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규제하는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트럼프는 이란핵합의가 약하다면서 2018년 핵합의 폐기를 선언하고 이란에 제재를 다시 부과했다. 그러나 그의 “최대 압박” 정책에도 이란이 협상에 나서지 않았고 이후 2015년 핵합의조차 복원되지 않고 있다.

이란은 오히려 꾸준히 고농축 우라늄 비축을 늘려와 단기에 핵탄두 여러 개를 만들 정도가 됐고 첨단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직전에 이르렀다.

이란 강경파들 "공개적 핵개발 추진을"

그러나 이란은 내부 소요와 경제 악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및 이란 대리 세력 공격으로 약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협상론자와 강경 핵개발론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쟁을 피하려는 공화당 대통령과 상하원 지배하는 공화당 정부의 등장이 이란이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제재를 완화해 이란 내부의 불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속 인사들은 서방을 신뢰할 수 없고 미국은 쇠퇴하는 나라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인접 국가들은 과도하게 공격하는 이스라엘에 이란이 보다 강력히 맞서면서 공개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럽 카네기재단의 코르넬리우스 아데바르 이란 전문가는 “이란이 약해진 것으로 보이나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논쟁이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 지는 미지수”라며 “이란은 스스로가 약해졌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핵협상과는 별개로 이란이 IAEA 사찰관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핵확산 방지 체재를 지키는데 핵심적이며 중동국가들이 핵개발에 나서는 것을 막는데 중요한 사안이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미신고 핵물질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2022년 6월 제거한 카메라 등 감시 장비를 복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비난 결의안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종합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보고서가 제출되면 2025년 10월 이후부터 2015년 핵합의로 중단된 모든 국제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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