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좌초됐던 용산 개발 10여년 만에 다시 시도…달라진 점은?

등록 2024.11.28 16:50:49수정 2024.11.28 22:40: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06~2007년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화제됐지만 좌초

통개발 아닌 20개 블록 분할 개발로 우려 불식 시도

[서울=뉴시스] 용산 그린스퀘어. 2024.11.28.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용산 그린스퀘어. 2024.11.28.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코레일, SH공사와 손잡고 용산 개발 계획 부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미 좌초됐던 사업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28일 49.5만㎡ 규모 용산정비창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개발계획을 고시했다.

시는 건축물 용도와 밀도 규제가 없는 화이트존인 '도시혁신구역'을 지정해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한다. 최고 100층짜리 고층 빌딩이 들어서게 된다.

중심 공간인 그린스퀘어(8만㎡ 공중공원)에는 공연장, 전시관, 도서관 등을 연계한 복합문화공간과 야외공연장(최대 1만석)이 생긴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조성 등을 통해 2050년까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미래도시 선도모델인 에너지자립도시로 육성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노들섬, 노량진을 연결하는 보행교인 서울 선셋브릿지와 서울 아트브릿지가 생긴다.

내년 말 도로, 공원 등 부지 조성 공사 착공을 시작으로 분양 받은 민간 등이 2028년부터 건축물을 짓기 시작하면 이르면 2030년부터 기업과 주민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용산 보행교. 2024.11.28.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용산 보행교. 2024.11.28.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산 개발은 이미 한 번 좌초됐던 탓에 이번 계획 역시 정부와 서울시의 희망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정부와 서울시는 2006년부터 용산 개발을 추진했다. 당시 노무현정부가 4조5000억원 규모 코레일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용산정비창 부지를 개발해 역세권에 초고층 건물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용산 일대와 서부이촌동까지 묶어 개발하는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용산여객터미널을 짓고 국제업무지구를 한강변까지 연결하는 총 사업비 31조원 규모 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이 계획에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 '한국판 롯폰기힐스' 등 별칭이 붙을 정도로 화제였다. 2007년 삼성물산 등 30여개 기업이 출자한 '드림허브금융투자회사(PFV)'가 용산 개발의 민간 시행사로 선정됐다.

이후 2008년 리먼브러더스발 국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는 악재가 발생했다.

30여개 기업이 개발 부담금, 공사비 등을 놓고 다툰 끝에 드림허브는 2013년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결국 서울시는 2013년 10월 도시개발구역지정 해제를 발표했다. 드림허브에 참여했던 기업들과 코레일은 사업 무산 책임을 두고 소송전까지 벌였다.

2018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정비창 부지와 여의도를 묶어 개발한다는 '여의도·용산 통개발' 구상을 발표했지만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박 시장은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사업을 무기한 보류하겠다"며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문재인정부는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2020년 용산정비창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 8000여가구의 미니 신도시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로 복귀한 오세훈 시장은 이듬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옛 용산 개발 계획을 되살렸고 이번에 개발계획을 고시하기에 이르렀다.
[서울=뉴시스]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이용계획. 2024.11.28.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이용계획. 2024.11.28.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 시장은 이번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사업이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번에는 다르다'는 설명을 내놨다.

그는 국토부 등과 가진 공동협약식에서 "사실 고층 빌딩의 저주라는 게 있다. 호황일 때 이런 계획을 세웠다가 불황기에 처하게 되면 오히려 고층 빌딩을 짓고 분양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이런 사회 현상 경제 현상을 말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딱히 호황기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지금 시작해서 나중에 호황기가 되면 오히려 그게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경제 여건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희가 어떻게 세일즈를 잘하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라며 "여기에 적절한 토지 분양가를 책정해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여기에 들어와서 '부동산 투자만으로도 충분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아마 앞 다퉈 들어오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오 시장은 이번에는 이른바 '통개발'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07년도에 처음에 계획했던 형태가 아니라 지금은 20개 블록으로 나눠서 개발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오히려 굉장히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옛날에는 통개발이라 경기 침체가 오니까 속절 없이 무너졌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경기의 부침이 있더라도 각 20개 블록이 각기 다른 개발업자의 손에 의해서 개발될 수 있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투자가 이뤄진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결국은 한 10여년 지나고 나면 거의 다 분양과 개발, 입주가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