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더 얼어붙나"…대출이자도 못내는 가계·기업 급증세
5대 시중은행, 무수익여신 4조원 넘어가…1년 새 20%↑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부실 몰려…경기 불안정성 확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8월과 9월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459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035억원 규모로, 9월(3469억원)보다 40% 넘게 줄어든 수치다. 사진은 20일 서울시내 시중은행 ATM기. 2024.10.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이자도 내지 못하는 악성채무인 무수익여신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상황이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돼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4조2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3조7946억원) 대비 4827억원(12.7%), 전년 동기(3조5769억원) 대비 7004억원(19.6%) 급증한 규모다.
각사 분기보고서를 보면 국민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 말 9624억원(비율 0.24%)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5222억원(0.14%), 지난해 7498억원(0.20%)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기간 기업의 무수익여신은 3252억원(0.17%)에서 6899억원(0.31%)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가계 무수익여신은 1969억원(0.12%)에서 2725억원(0.15%)으로 늘었다.
신한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말 7145억원(0.20%) 규모다. 지난해 동기 7049억원(0.22%)에서 95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말 9289억원(0.27%)으로 나타났다. 2022년 6521억원(0.21%), 지난해 8678억원(0.26%)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기간 기업은 4420억원에서 5992억원, 가계는 2101억원에서 3296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우리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말 5709억원(0.17%) 규모다. 2022년 4701억원(0.16%)에서 지난해 5289억원(0.17%)으로 늘었다가, 올해 들어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나타냈다.
농협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 말 1조1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6782억원에서 62.3%(4223억원) 급증했다. 전 분기(8481억원) 대비로는 29.8%(2524억원) 늘었다.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수입이 없는 대출을 말한다. 대출을 내주고 이자도 받지 못하는 악성채무로 이른바 '깡통대출'로 불린다.
업계는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경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 대출 부실화를 방지하고,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새출발기금 등 은행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적 경기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취급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부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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