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15세 이하' 아동 오디션 논란에…전문가 "성 상품화" 우려

등록 2025.03.18 17:37:05수정 2025.03.18 22:31: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언더피프틴, 15세 이하 여성 대상…최연소 참가자는 8세

전문가 "소아성애 정당화할 수 있는 발판 마련하는 것"

"성인의 오디션과 완전히 달라야…사전·사후 점검 필요"

[서울=뉴시스]만 15세 이하 걸 그룹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 'UNDER15(언더피프틴)'이 방영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걸 그룹 오디션이 성 상품화와 아동 학대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언더피프틴 프로그램 티저의 한 장면. (사진=MBN 제공) 2025.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만 15세 이하 걸 그룹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 'UNDER15(언더피프틴)'이 방영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걸 그룹 오디션이 성 상품화와 아동 학대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언더피프틴 프로그램 티저의 한 장면. (사진=MBN 제공) 2025.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만 15세 이하 걸 그룹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 'UNDER15(언더피프틴)'이 방영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걸 그룹 오디션이 성 상품화와 아동 학대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1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MBN은 오는 31일부터 언더피프틴을 방영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측은 "글로벌 최초! 만 15세 이하 K-POP 신동 발굴 프로젝트! 나이를 뚫는 실력과 끼를 장착한 5세대 걸 그룹 육성 오디션"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는 59명 중에는 2016년생 참가자 5명이 포함됐다. 만 8~9세의 나이다.

그런데 성인 노출 의상을 비롯해 진한 메이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개된 참가자 프로필에 ▲이름 ▲출생 연도 ▲국적 ▲포지션 등과 함께 '바코드'를 들어간 점도 상품화 논란에 불을 붙였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화장한 8~15세 미성년자가 크롭티 등 노출이 있는 옷차림으로 걸 그룹 성인 멤버처럼 퍼포먼스를 벌여 불편하다는 반응을 자아냈다.



이를 두고 전문가도 성 상품화 요소가 다분히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여성을 바라보는 수준이 담겨있다. TV에서 여성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지점은 독립성, 당당함, 주체성이 아니라 애교를 부리라는 것"이라며 "이제 그것을 숨기지도 않고 적나라하게 세계적으로 '한국 이 정도 여성 인권이 이 정도인 나라'라고 광고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허 조사관은 "미성년자 아동과 관련해 어떤 성적 이미지를 부과하거나 성적 역할을 하고 '네가 판단할 수 있다'고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이라며 "소아성애를 정당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빌드업"이라고 비판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 이런 것은 아동 포르노와 유사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안 한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시기를 주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이것은 소비되는 것이지 (과연) 아이의 성장을 보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시스] hokma@newsis.com

[그래픽=뉴시스]  hokma@newsis.com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차원에서도 우려되는 지점은 있었다.

허 조사관은 "아이들이 성장·발달 과정에서 거쳐야 할 굉장히 많은 것이 있다"며 "이런 기회를 빼앗으면서도 불확실하고도 아이들에게 잘 맞지 않는, 성인이 향유하는 문화를 그 아이들이 흉내 내게 함으로써 그것을 신기하고 기특하게 바라보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 시절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의식을 형성하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해서 사람들의 환호가 전부인 것처럼, 그런 걸 얻지 못할 때 실패한 인생인 것처럼 묘사하는 시나리오가 이미 예견된다"고 짚었다.

그는 "(이때 아이는)도구, 대상,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며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거기서 세계적 스타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그 누군가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도 있는데, 이게 모두가 다 그럴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걸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 때문에 미성년자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만큼 세심한 보완이 요구된다는 제언도 있었다.

정 교수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어린아이와 비교해 프로그램 출연자는 대중에 노출 빈도가 훨씬 높을 수 있어 위험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준비하는 과정을 비롯해 이후 경연에서 탈락하거나 합격했을 때 정신건강을 세심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보통의 오디션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성인의 오디션과 아이들의 오디션 너무 똑같이 움직이면 저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습생은 (대중에) 노출된 것은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은 노출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라면서 "성인의 오디션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사전 점검 과정과 사후 관리 과정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게 돼야 한다"고 첨언했다.

다만 규제를 통한 해법과 관련해서는 "아동은 돌봄과 보호의 대상인 동시에 권리의 주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연령별로 칼로 베듯이 딱 제한 사항을 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