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공법' 경영스타일…승계 논란도 '증여'로 단번에 넘었다
김종희 선대회장 때부터 '신용' '의리' 강조
그룹 승계 잡음 일자 '지분 증여'로 정면 돌파
논란 불거질 때마다 '우회' 대신 '빠른 행보' 택해
![[서울=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격려사 후 직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2024.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5/21/NISI20240521_0001554770_web.jpg?rnd=20240521083748)
[서울=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격려사 후 직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2024.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전날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한화 지분 4.86%, 3.23%, 3.23%를 증여했다.
이 증여는 그룹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조6000억원 유상증자 발표 이후 계속된 논란들도 한번에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특히 김 회장 특유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잘 녹아있다는 진단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한화그룹 경영에서 논란들을 우회해가는 방식보다는 정면 돌파하는 스타일을 선호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발표 이후 9800억원을 출자한 것도 결단력 있는 리더십의 한 맥락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은 결정 이후에는 과감한 실행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경영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이전에도 볼 수 있다.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를 추진할 당시,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산업 자본의 금융업 진출'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김 회장은 "대한생명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며 ㈜한화에서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근무지를 옮겼다. 이렇게 김 회장이 2년 3개월간 경영을 직접 책임지며 과감하게 밀어부친 결과 대한생명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23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가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한화그룹은 지지부진하지 않고 빠른 정면 돌파를 택했다. 한화그룹은 당시 "RSU는 그룹 승계로 보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냈다.
특히 김 부회장이 3년간 받은 ㈜한화 RSU가 0.35%에 그친다고 전격 공개하며 100년을 모아야 지분 10%를 얻을 수 있는 제도를 어떻게 승계와 연관 지을 수 있느냐고 해명했다.
이런 한화그룹 특유의 경영 스타일은 김종희 선대회장이 강조한 '신용'과 '의리'라는 한화의 사훈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화그룹의 모태인 한국화약은 인명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만큼 신뢰받을 수 있는 경영 문화를 유독 강조해 왔다.
김 회장도 2018년 신년사에서 "장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지만, 기업은 신용을 걸어야 한다"며 "이익을 남기기에 앞서 고객과의 의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논란이 생길 때마다 더 큰 잡음을 키우지 않고 우직하게 논란의 본질부터 없애려는 한화의 경영 스타일이 이번에도 김 회장의 ㈜한화 지분 증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