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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공법' 경영스타일…승계 논란도 '증여'로 단번에 넘었다

등록 2025.04.01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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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선대회장 때부터 '신용' '의리' 강조

그룹 승계 잡음 일자 '지분 증여'로 정면 돌파

논란 불거질 때마다 '우회' 대신 '빠른 행보' 택해

[서울=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격려사 후 직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2024.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격려사 후 직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2024.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자신의 3형제에게 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 주식을 대거 증여하면서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제기된 각종 승계 논란을 단번에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 특유의 선굵은 '정공법'이 이번에도 작동했다는 평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전날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한화 지분 4.86%, 3.23%, 3.23%를 증여했다.



이 증여는 그룹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조6000억원 유상증자 발표 이후 계속된 논란들도 한번에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특히 김 회장 특유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잘 녹아있다는 진단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한화그룹 경영에서 논란들을 우회해가는 방식보다는 정면 돌파하는 스타일을 선호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발표 이후 9800억원을 출자한 것도 결단력 있는 리더십의 한 맥락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은 결정 이후에는 과감한 실행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경영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이전에도 볼 수 있다.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를 추진할 당시,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산업 자본의 금융업 진출'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김 회장은 "대한생명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며 ㈜한화에서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근무지를 옮겼다. 이렇게 김 회장이 2년 3개월간 경영을 직접 책임지며 과감하게 밀어부친 결과 대한생명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23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가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한화그룹은 지지부진하지 않고 빠른 정면 돌파를 택했다. 한화그룹은 당시 "RSU는 그룹 승계로 보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냈다.

특히 김 부회장이 3년간 받은 ㈜한화 RSU가 0.35%에 그친다고 전격 공개하며 100년을 모아야 지분 10%를 얻을 수 있는 제도를 어떻게 승계와 연관 지을 수 있느냐고 해명했다.

이런 한화그룹 특유의 경영 스타일은 김종희 선대회장이 강조한 '신용'과 '의리'라는 한화의 사훈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화그룹의 모태인 한국화약은 인명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만큼 신뢰받을 수 있는 경영 문화를 유독 강조해 왔다.

김 회장도 2018년 신년사에서 "장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지만, 기업은 신용을 걸어야 한다"며 "이익을 남기기에 앞서 고객과의 의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논란이 생길 때마다 더 큰 잡음을 키우지 않고 우직하게 논란의 본질부터 없애려는 한화의 경영 스타일이 이번에도 김 회장의 ㈜한화 지분 증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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