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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2공항 갈등 해소 총력”

등록 2019.12.30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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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절차적 정당성 확보해야 상생 가능”

“원희룡 지사, 도의회와 소통의지 없어…대화 요청은 환영”

“카지노산업 영업권 보장하되 관리·감독 시스템 강화해야”

[제주=뉴시스] 배상철 기자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bsc@newsis.com

[제주=뉴시스] 배상철 기자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김태석(64) 제주도의회 의장이 남은 임기 동안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책임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30일 뉴시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의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의 일을 돌보고 뜻을 전하는 역할은 도의원과 국회의원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간 말했던 책임정치가 그저 말빚이 아니었음을 행동을 통해 보여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줄곧 도민의 자기결정권 실현을 주장해 왔다.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가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된다”면서 “임기 내 잘 마무리해 도민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 활동을 위한 예산에 '부동의'했지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의회에 편성된 예산 가운데 집행할 수 있는 돈을 활용해 특위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라는 각오이기도 하다.

-임기가 6개월 남았는데 소회는.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도민사회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정책 역기능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아픔 가슴을 보듬어주지 못했다는 점도 후회된다. 성과로는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 운영을 비롯해 대규모 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등을 꼽는다. 집행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상임위 전문위원을 개방형으로 임용하고 입법지원 전문 인력도 확대했다. 지난 10대 의회보다 조례 제·개정 건수가 110% 증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지방의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해 도의회의 역량을 널리 알린 것도 보람이다.”


[신년 인터뷰]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2공항 갈등 해소 총력” 


-지난해 7월 원 지사와 '제주형 협치'를 내세우며 상설정책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도리어 각종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듯하다. 양측이 관계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나.

“무소속 제주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에 대해 많은 도민이 걱정과 우려를 표했다. 이를 외면할 수 없어 상설정책협의회를 통해 제주를 위한 공동 목표와 의제를 선정하고 협치하자고 합의했다. 실제 운영이 되지 않은 것은 원 지사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협치 의제 설정의 한계가 가장 문제였다. 찬반이 팽팽해 합의 자체가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는 의제 설정 자체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었다. 제주도는 지사를 중심으로 일관된 의사 결정을 이루지만 의회는 43명 의원이 합의해야 하는 등 의사결정 구조의 차이도 한계로 작용했다. 남은 임기 내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회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관련 2020년도 정부 예산 356억2000만원을 통과시키면서 '제주도민 의견 반영'이라는 부대조건을 제시했다. 예산 집행 전 선결돼야 할 강제조건은 아닌데 도의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제2공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 의견 수렴 및 반영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부대의견을 통해 명시했다고 본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로 진행돼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도민사회 갈등을 넘어 상생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정부는 제주도가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의회가 주체가 된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가까운 시일에 도민의 자기결정권 확보를 위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에서 의장으로 해야 할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가겠다. 제주도정에서도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원 지사의 부동의로 내년 제주도 예산에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 활동을 위한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방안 연구조사비 사무관리 용역' 2억원이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대응 방안이 있다면.

“제2공항으로 도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원 지사도 제2공항의 가장 큰 문제는 갈등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원 지사는 갈등이 걸림돌인 것을 알면서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의회가 갈등 해결을 위해 나서 보겠다는 활동까지 막고 있어 우려스럽다. 제주도가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서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의회 사무관리비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특위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신년 인터뷰]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2공항 갈등 해소 총력”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대화할 생각이 있나.

“도의회 의장에 취임하고 지금까지 네 차례 정도 만났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약자인 내가 강자인 원 지사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구걸이다. 강자가 약자에게 손을 내밀어야 아름다운 모습이지 않겠는가. 원 지사는 지난 16일 도의회 본회의 새해 예산안 인사말에서 ‘관행적으로 도의원에게 10억원씩 배분했던 예산을 도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도의회에 감사하다’며 정치의 선을 넘는 발언을 했다. 이런 분하고 어떻게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대화의 여지를 끊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내가 원 지사보다 연장자인데 한 번 모시겠다고 전화라도 하는 것이 예의 아니겠나. 원 지사는 그런 것이 없다. 스스로 벽을 치고 있다. 다만, 원 지사가 대화를 요청하면 거부하지는 않겠다.”

-카지노 신설이나 이전, 확장 시 카지노산업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했다. 사실상 대형화에 물꼬가 트였다는 분석이다. 카지노 대형화에 대한 의장의 견해는.

“복합리조트 형태의 카지노 대형화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이 긍정적이라면 도박중독과 범죄증가 등은 부정적이다. 카지노의 영업권은 보장하되 관리·감독 시스템을 강화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익에 대한 지역 환원과 사회공헌 확대 등 상생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제주에 맞는 카지노 규모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부작용 해소 대책, 지역 환원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제주도정이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이 있다면.

“새롭게 무언가를 추진하기보다는 진행 중인 것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 새해에는 대립과 갈등이 눈 녹 듯이 녹아내리고, 대통합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제주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내년 6월이면 제11대 전반기 의장 임기가 끝난다. 의회와 집행부 사이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도민의 지혜를 끌어모아 제주 현안을 해결하는 조정자 역할을 끝까지 해나가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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