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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잇단 설화로 자충수…"총선 코앞 치명타 될 수 있어"(종합)

등록 2020.04.07 19: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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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n번방' '키 작은 사람' 황교안 연이은 논란

김대호 "30대 무지" "나이 들면 장애인" 결국 제명

민주당도 '부산 초라해' '우한 코로나'로 도마 올라

"공략해야 할 표밭에 대해 실수하는 건 치명적"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김대호 관악갑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관악을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격려방문한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4.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김대호 관악갑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관악을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격려방문한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문광호 기자 =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전국에서 현장 유세를 펼치고 있는 여야가 수시로 터져나오는 '막말 논란'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말 한 마디로 표심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설화(舌禍)가 선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래통합당은 현안에 대한 황교안 당대표의 발언을 시작으로 꾸준히 논란이 일어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민감할 수 있는 사안과 관련된 말실수가 잦아 민심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황 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발언해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법리적 차원의 일반론적 답변이었다. n번방 26만명의 가해자 전원은 이런 일반론적 잣대에 해당될 수 없고 호기심만 갖고서는 접근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여파가 지속됐다.

또 황 대표는 지난 2일 종로구 부암동 유세에서 "비례투표 용지를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해 여권으로부터 "신체를 비하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가하면 6일에는 미래한국당 김대호 서울 관악구갑 후보가 "30대 중반부터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막연한 정서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는 발언을 해 세대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황 대표가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발언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그 사람 성격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운동권 출신에 변심한 사람이어서 자기와 맞지 않는 것에 감정적인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선대위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를 하는 등 수습에 부심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경고를 받은 지 하루만에 "나이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는 발언으로 또 논란이 됐다. 이에 통합당은 즉각 제명을 결정했다. 통합당은 김 후보의 발언 직후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있을 수 없는 발언과 관련 김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며 "당 윤리위를 열어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개최한 선대위 전체 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4.06.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개최한 선대위 전체 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잠잠했던 여당에서도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말실수 논란이 불거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더시민과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도중 경부선 철로 지하화 공약을 거론하면서 "부산을 올 때마다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지역 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같은 날 TV 토론회 리허설 자리에서 '우한 코로나'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실무자 측이 "그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거짓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발언 하나하나가 논란으로 커질 수 있는 만큼 실수라는 인식이 들면 이를 서둘러 수습하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7일에는 당 현안점검회의에서 윤호중 사무총장이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저격해 "세출 구조조정으로 100조를 만들어 코로나 긴급 지원에 쓰자 하는 구상은 그야말로 대학교 2학년생들의 레포트 수준의 대책"이라고 말했다가 회의가 끝나기 전 "대학교 2학년생 수준이 낮다는 게 아니라 경제학원론 공부를 마친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청래 민주당 서울 마포을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이 "지금 경제상황을 볼 것 같으면, 거지같을 뿐만 아니라 깡통을 찰 지경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 한국경제의 실정"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치 앞을 모르신다"며 "본인 깡통이나 큰 걸로 준비하라. 다시는 볼일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언의 대상이 지지층이 아닌 '남의 텃밭'에 해당될 때 치명적으로 나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합당 입장에서는 젊은 표가 절실한 데 김대호 후보 논란이 30~40대에게 기름을 부었고, 최근 부산에서 민주당이 분위기가 좋은데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찬물을 끼얹었다"며 "공략해야 되는 표에 대한 실수는 약점을 드러내는 거라서 더욱 치명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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