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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11년만에 최악…2분기 '더 큰 충격'(종합)

등록 2020.06.02 1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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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충격 커 22년만에 최저치

국민소득도 뒷걸음 -0.8%

2분기 성장률 -2%대 초중반 전망

1분기 성장률 11년만에 최악…2분기 '더 큰 충격'(종합)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며 11년여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격히 쪼그라든 영향이다. 국민들의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인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0.8% 뒷걸음질쳤다. 수출 충격이 본격화된 2분기에는 역성장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1.4%)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민간소비가 -6.4%에서 -6.5%로 하향되고, 수출이 -2.0%에서 -1.4%로 상향된 데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민간소비에 직격탄

1분기 국내 경제는 민간, 내수 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1.6%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0.5%포인트)보다 대폭 내려앉았다. 지출항목별로도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2.1%포인트나 됐다. 그나마 정부가 재정을 풀어 역성장을 방어했다. 정부의 기여도는 0.2%포인트였다.

[서울=뉴시스]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며 11년여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며 11년여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민간소비는 전분기대비 -6.5% 감소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의류, 화장품 등 재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줄줄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도 1.4%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3.1%) 수준보다는 나아지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정부소비는 1.4% 증가에 그쳤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 0.5%, 0.2% 늘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4% 감소해 1998년 1분기(-6.2%)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 위축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기타 서비스업 등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제조업도 1.0% 감소했다. 건설업은 0.2% 증가했다.

명목 GDP성장률은 전기대비 -1.6%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2008년 4분기(-2.2%)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명목 GDP에는 물가 상황이 반영되기 때문에 사실상 체감경기에 더 가깝다. 전년동기대비 명목 GDP증가율도 0.7%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0.6%로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역대 최장 기간 마이너스다.

◇국민소득도 뒷걸음

국민들의 지갑도 홀쭉해졌다. 실질 GNI는 전기대비 0.8% 감소하며 지난 2017년 4분기(-1.4%)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실질 GNI는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명목 GNI도 전기대비 2.0% 줄어 외환위기였던 1998년 2분기(-3.6%)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총저축률은 36%로 전기대비 1.6%포인트 올라갔다. 이는 2018년 3분기(3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1.7% 감소했으나, 최종 소비지출이 -4.2%로 더 큰 폭 줄어서다. 국민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졌지만, 소비가 줄어 저축한 돈이 늘었다는 의미다.국내총투자율은 전기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1.2%를 나타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 쇼크' 2분기 역성장폭 커진다

2분기에는 더 큰 충격이 예고되고 있다. 1분기 GDP에서 수출 충격이 덜 했지만 2분기에는 감소폭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수출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된 4월부터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대비 23.7% 급감해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상황이다.

[서울=뉴시스]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5.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5.07. [email protected]


한은은 상반기 GDP증가율 전망치를 전년동기대비 -0.5%로 제시한 바 있다. 1분기 성장률이 -1.3%였는데 2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이 -2%대 초중반을 기록해야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 1분기(-0.7%)와 2분기(-0.2%) 이후 처음이 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GDP증가율 전망치를 감안하면 2분기 2%대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라며 "추경의 효과가 얼마나 가시화될지, 수출 흐름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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