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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댐 실종자의 딸, 국민청원에 '억울함 외침'

등록 2020.08.08 20: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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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남선면 서천리 인근 북한강변에서 6일 춘천 의암댐에서 전복된 경찰정이 발견돼 소방구조대원들이 수색을 하고 있다. 2020.08.07.  20hwan@newsis.com

[춘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남선면 서천리 인근 북한강변에서 6일 춘천 의암댐에서 전복된 경찰정이 발견돼 소방구조대원들이 수색을 하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강원=뉴시스]김태겸 기자 = "사고 당사자는 노후한 선박을 교체해달라 자주 언급했다. 그러나 해주지 않았다."

"아빠의 억울함을 꼭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아뇨 우리 아빠 살려 놓으세요."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한 기간제근로자 A(69씨의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6일 발생한 의암댐 참사는 며칠간 내린 폭우로 댐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된 물이 급격히 불어난 상태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무리하게 투입됐던 경찰선, 행정선, 작업선 3척이 모두 뒤집히면서 일어난 인재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당시 의암호에 비가 내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류에 있는 화천댐과 춘천댐이 수문을 열고 초당 수천t의 물을 하류로 쏟아내 유속이 거세지는 위험한 상황에서 왜 무리하게 작업 지시를 했는지 그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춘천시에서 전화와 문자를 보내 수초섬 고박 작업을 강행하라는 지시를 내려서 이런 참사를 초래했다고 지적하는 반면, 춘천시는 실종자들이 자진해서 작업을 나선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아빠는 평소에도 (실종된) 선박이 노후해서 (춘천시에) 교체해달라 요구했지만 안 해줬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었다"고 말했다.
 [춘천=뉴시스] 한윤식 기자 =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의암댐 인근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 현장인 신연교 수초섬.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의암호 중도 부근에서 경찰순찰정, 춘천시 행정선, 작업선 등 선박 3척이 잇따라 전복되어 5명이 실종되고, 1명은 숨졌으며 1명은 구조됐다. 2020.08.06.  ysh@newsis.com 

[춘천=뉴시스] 한윤식 기자 =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의암댐 인근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 현장인 신연교 수초섬.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의암호 중도 부근에서 경찰순찰정, 춘천시 행정선, 작업선 등 선박 3척이 잇따라 전복되어 5명이 실종되고, 1명은 숨졌으며 1명은 구조됐다. 2020.08.06. [email protected]


경찰도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듣고, 인공 수초섬을 담당하는 시청 관계자들을 불러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소 인공 수초섬의 결박 상황과 지시 내용이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는데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집중폭우로 인해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고정시키는 위험천만한 작업은 기간제 근로자의 목숨과 함께 한 가정의 평화를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춘천시장은 7일 오전 수색지휘본부에 가진 브리핑에서 “당일 이 주무관의 보고를 받고 '떠내려가게 내버려둬라, 기간제 근로자를 동원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이 주무관이 '이미 현장이다'라며 작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8급 주무관이 상부의 지시 없이 기간제 근로자들을 5명씩이나 이끌고 고정 작업에 나섰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자체가 안전관리에 소홀히 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춘천시가 올해 예산만 14억 5000만원을 들여 하트 모양으로 만들려던 인공 수초섬은 그 모양과는 달리 실종자 가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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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전문]

안녕하세요.저는 이번에 춘천 의암대 선박 점복 사고자의 딸 입니다.

어제 일하다가 갑자기 전화받은 전화 한 통. 남에게만 일어날 줄 알았던 일이 저에게 일어날지 몰랐습니다.

아빠는 나이에 비해 젊으신 편이시며 건강하신 편 이셨습니다. 책임감이 너무 강해 몸도 사리시지 않은 우리 아빠. 아빠와 지냈던 날들 아빠와 했던 대화. 이젠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어제 엄마의 전화를 받고 바로 의암댐으로 달려갔습니다.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강을 보니 흙탕물의 물살은 너무 거세고 더군다나 수문까지 열려 있었는데 그 상황에 조그마한 배를 타고 들어가 일을 하다니요?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수문이 열리면 집 한채도 빨려들어갈 정도라고 합니다. 저는 말도 안되고 너무 억울합니다.

시에서 시킨짓이 아니라면 그곳에 누가 뛰어들까요? 여러분이라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위험한대 뛰어 들어가시겠습니까?

언론에선 그러죠. 시킨 적이 없다고.

저게 말이 됩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당신들의 가족이라도 그런 말이 나올까요?

나라에서 고인이 되신 분들이 억울하시지 않도록 낱낱이 꼭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고의 고인이 되신 분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아빠의 억울함이라도 꼭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아뇨 우리 아빠 살려 놓으세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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