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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사태 사고 왜 유독 많나…긴 장마·물폭탄 탓

등록 2020.08.10 15: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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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가까운 장마로 산이 머금은 물 포화상태

단시간에 폭우 내리면 순식간에 산사태 피해

현재 산사태 전국서 1079건 발생, 1571명 대피중

민간인은 사전에 알기 어려워 산림당국 예보 챙겨야

산주변에 살면 미리 탈출경로·비상연락처 챙겨둬야

박종호(가운데) 산림청장이 9일 전북 장수군 번암면 산사태 피해지역을 찾아 장영수(오른쪽) 장수군수 등 관계자들과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박종호(가운데) 산림청장이 9일 전북 장수군 번암면 산사태 피해지역을 찾아 장영수(오른쪽) 장수군수 등 관계자들과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평년보다 훨씬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북상으로 예년같으면 찌는 더위가 계속되는 8월에도 폭우가 쏟아져 전국이 물난리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장마기간이 보름 이상이 긴데다 특정지역에 단 시간에 비간 많이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산사태는 올해들어 벌써 10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산사태는 예고없이 순식간에 찾아와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앗아가기 때문에 사전예보에 주의를 기울여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민간인들이 순식간에 찾아오는 산사태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산림당국의 예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급선무다. 

집중호우로 인한 재해는 상당부분 예측이 가능해 피해로부터 인위적 완충장치를 가동하기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산사태는 사전진단과 예측이 어려워 발생시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산림당국의 예보를 주시하고 대피명령에 따른 신속한 행동이 중요한 이유다.

 6월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1000건이 넘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원인은 집중호우다.

또 산림청은 현재 산들이 물을 완전히 포화한 상태로 산사태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며 태풍 '장미'가 동반하는 추가 집중호우로 대규모 산사태 발생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10일 산림청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는 중부지방에서 6월 24일 시작된 뒤 10일 현재 48일째 이어지면서 평년 장마 기간인 32일을 훌쩍 넘어섰다.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8일 오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뒷편 산사태 발생지에 차량이 매몰돼 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토사가 흘러내려 5명이 숨졌다. 2020.08.08. hgryu77@newsis.com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8일 오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뒷편 산사태 발생지에 차량이 매몰돼 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토사가 흘러내려  5명이 숨졌다. 2020.08.08.  [email protected]

이 기간 중 전국 평균 강수량이 지난 2013년 최장 장마 기간(49일) 전국 평균 강수량 406.5㎜의 두 배인 750㎜에 이른다.

7월 9일부터 지난 8일까지 한달간 경남지역에는 821.2㎜의 비가 쏟아졌고 전북은 774.7㎜, 충남지역은 619.4㎜를 기록했다.

경남의 경우 평년 강수량은 같은 기간 271.2㎜, 전북 261.5㎜, 충남도 282.4㎜에 그쳤다.

이로 인해 산사태취약지역 주민들은 산림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안내방송과 문자를 주시하고 안내에 따른 신속한 행동이 요구된다. 산사태 예비징후를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폭우로 인한 산사태 1000건 넘어, 물 포화상태

 기록적인 강우량과 늘어난 장마기간으로 인해 지난 9일 기준 산림청의 집계(잠정)서는 6월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산사태가 1079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및 실종 6명(사망 4·실종 2), 부상 4명으로 조사됐다.

이달 들어 열흘간에만 788건이 발생했다. 충북에서 310건이 발생했고 충남서도 10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총 발생한 산사태는 964건이다.

또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은 전체 1만2721개소 중 12개소(0.09%)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산사태 피해 (1079건) 대비 1.1%에 불과하지만 태풍 북상에 대비해 산지 태양광발전시설로 인한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산림청은 ‘산지특별점검단’(342명)을 구성,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민가 등과 300m 이내 인접한 2차 피해 우려 지역 2180개소에 대한 점검을 완료했다.

지자체별로 전담인력을 편성해 매일 2회에 걸쳐 산사태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의 대피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확인결과, 9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대피 중인 산사태취약지역 주민은 1571명으로 집계됐다.

◇제주 빼고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발생징후는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3일 경기 가평 산유리 한 펜션 건물이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소방과 경찰은 굴삭기 등을 동원해 매몰자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3일 경기 가평 산유리 한 펜션 건물이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소방과 경찰은 굴삭기 등을 동원해 매몰자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0.08.03. [email protected]

산림청은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있는 호우가 중부지방까지 확대돼 전국적으로 대규모 산사태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지난 8일 낮 12시를 기해 전국(제주 제외)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해 발령했다.

또 지난 9일 오후 5시 산림청장 주재로 태풍 '장미' 북상 대비 상황판단회의 실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선제적으로 산사태 피해 우려지역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산림청은 산사태 발생징후로 ▲산지의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을 때 ▲산허리의 일부가 금이 가거나 갑자기 내려앉을 때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때 등을 들고 있다.

이런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또 산사태 위험예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거나 산사태 발생에 대비해 미리 대피장소와 비상연락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문자메시지·TV·라디오·인터넷을 통해 기상정보 및 산사태위험 예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산사태위험경보에 따른 행정기관의 안내에 따라 반드시 안전한 장소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집중호우나 태풍내습 때는 입산통제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호우시 산림 내에 있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계곡부에서 벗어나 신속하게 하산해야 한다.

산림청은 '산사태정보 앱'을 구축해 자신의 위치한 지역의 산사태 예측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적인 사전대피가 가장 중요하다"며 "누적된 강우량으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북상하고 있는 만큼 산지주변 산사태 피해 우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산사태 예보, 기상특보, 대피방송 등을 주시하면서 안내에 따라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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