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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감축 효과 볼까"…내년 하반기 반도체 '반전' 예고

등록 2022.11.28 14:12:20수정 2022.11.28 14: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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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인사이츠 "내년 캐팩스 감소 폭, 2009년 이래 최대" 전망

"예상보다 감축 속도 빨라" 수요-공급 균형 잡기 '고군분투'

"공급 감축 효과 볼까"…내년 하반기 반도체 '반전' 예고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반도체 업계가 급격한 수요 위축에 놀라 감산과 투자 축소 결정을 속속 내리면서, 내년 반도체 설비 투자(캐팩스)가 급감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업체들이 과감한 생산 감축에 나서며 시장 정상화 노력을 기울여 업황이 조기에 '업턴(상승 전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내년 반도체 캐팩스가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 기업들의 캐팩스가 전년 대비 최소 25%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혹한기, 수급 균형 맞추기 '분주'

반도체 업황의 상승 전환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2022년 3분기 반도체 매출이 1470억 달러로, 이전 분기 1580억 달러보다 7% 감소하며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옴디아는 내년 반도체 시장이 올해 대비 0.2% 위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예상보다 큰 폭 생산 조절이 이뤄질 수 있어 조금씩 낙관적인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급-수급 간 균형점을 찾기 위한 업계 의지가 강하다.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인 산제이 메로트라(Sanjay Mehrotra)는 최근 싱가포르 언론 CNA와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고객 재고 정상화는 몇 개 분기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중요한 것은 메모리와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주기 별로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고객 및 공급업체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 업계의 수요 증가 궤적과 건전한 수익성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도 지난 10월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설비 투자를 50% 이상 감축하기로 선언했다. 노 사장은 “감산은 매우 괴로운 일”이라며 “시장 환경에 맞춰 내년 상당한 규모의 투자 축소를 통해 수급 균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망 위기 등 생산 제약 지속…D램 시장 반전 ‘주목’

공급 측면에서 생산 제약이 지속된다는 점이 변수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반도체 리드 타임(주문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25.5주로 감소했다. 이 조사 기관은 "이제 사상 최고치인 지난 5월보다 1.5주 낮아진 수준"이라며 "이는 이번 다운 사이클에서 가장 큰 수축이며 의미있는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그러나 "건전한 리드 타임은 10~14주"이라며 "여전히 반도체 업황이 위험지대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급난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내년 초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CPU의 출시에 맞춰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로 생산 전환이 이뤄지면서 내년 상반기 중 설비 가동률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DDR5는 칩 1개당 크기가 기존 DDR4 대비 15~20% 더 커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업체들이 적극적인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내년 상반기 중 D램부터 가격 안정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시장과 관련해 "공급 축소로 인한 유통 재고 감소 구간에 진입했고, 내년 하반기께 공급 부족 상황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보유 재고 증가세는 내년 1분기께 '피크 아웃(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현상)'을 예상한다"며 "D램 가격 상승 전환 분위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D램 가격은 내년 2분기 후반부터는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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