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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탐구생활]리메이크…규현·NCT드림·아이유·조정석

등록 2023.02.0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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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인영 인턴 정진아 인턴 최윤정 인턴 한유진 인턴 기자 = ·
[서울=뉴시스] 규현 솔로앨범 '광화문에서' 커버. 2023.02.03.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규현 솔로앨범 '광화문에서' 커버. 2023.02.03.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리메이크, 이전에 발표된 것을 새롭게 내놓는 것을 말한다. 예전부터 '리메이크 곡'은 대중음악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하나의 장르로 불렸다. 가수들은 리메이크 곡을 앨범에 수록하기도,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활동하기도 한다. 리메이크 곡은 전 세대에 뜻깊은 의미를 지니는데 옛 세대에겐 향수를, 신세대에겐 새로운 순간을 선사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삽입된 오혁의 '소녀'(이문세)나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수록된 '너의 의미'(산울림) 등… 최근에는 그룹 '엔시티 드림'이 재해석한 H.O.T.의 '캔디'가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규현 - '깊은 밤을 날아서' (원곡 이문세)

수많은 리메이크 곡 중 필자가 추천할 곡은 슈퍼주니어 규현이 가창한 이문세의 4집 음반 수록곡 '깊은 밤을 날아서'(1987)이다. 이 곡은 이문세의 곡 중 몇 안 되는 템포 빠른 곡으로 지금까지 많은 대중에 사랑받고 있다. 앞서 조성모, 박혜경, 씨야, '미스터트롯' 톱7 등 많은 후배 가수들이 본인의 색깔로 이 곡을 재해석했다. 규현의 목소리로 재탄생한 '깊은 밤을 날아서' 역시 발랄한 반주에 그의 감미로운 보컬이 더해져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우리들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들이 어쩌면 어린애들 놀이 같아' 라는 첫 소절에서 알 수 있듯 가사에는 '동화', '요정', '궁전' 등 '어린애들 놀이' 같은 단어들이 다수 등장한다. 가사만 보면 순수한 맑디맑은 사랑을 노래하는 것 같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날지도 못하고 울지만',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 등 화자의 사랑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화 같은 멜로디에 그렇지 않은 사랑 이야기, 36년이 지난 노래에 지금도 귀를 쫑긋 세우게 되는 이유다. (장인영)

NCT드림 - '캔디' (원곡 H.O.T.)

지난 2022년 12월, 4세대 여자 아이돌 전성시대에 오랜만에 보이 그룹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그룹 '엔시티 드림(NCT DREAM)'이 SM 선배그룹 H.O.T.의 '캔디(Cadny)'를 리메이크해 컴백한 것. 엔시티 드림의 타이틀곡 '캔디'는 H.O.T. 정규 1집 수록곡 '캔디'를 드림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곡이다. '단지 널 사랑해 이렇게 말했지~'라는 가사를 읽으면 자연스럽게 멜로디가 떠오를 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으며, 많은 아이돌들이 커버했다. 'SM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켄지(KENZIE)가 편곡에 참여해 원곡의 경쾌함에 드림만의 청량하고 힙한 매력을 더했다. 2월3일 멜론 톱100 차트 오전 11시 기준 '캔디'는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SM 곡은 SM이 커버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SM은 이들만의 색이 진하다. 아직 신인 보이 그룹이 없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정식 데뷔한 제일 어린 보이 그룹은 '엔시티 드림'이다. 심지어 원곡자와 비슷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수만 프로듀서의 오랜 숙원과도 같은 꿈, 바로 '졸업제도'다. H.O.T.에도 로테이션 제도를 기획됐으나 '캔디'가 대성공을 거둔 이후로 고정체제로 자리잡았다.

엔시티 드림에도 졸업제도가 있었다. 실제로 멤버 마크는 해당 그룹을 졸업했다가 정규 1집을 기준으로 다시 합류하게 됐다. 엔시티 드림 겨울 스페셜 앨범 수록곡에 '그레듀에이션(Graduation)' 졸업을 의미하는 곡이 있다. 멤버들은 "'졸업'을 졸업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엔시티 드림에게 '캔디'만 한 곡이 과연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리메이크가 다시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 유입된 K팝 팬들에게는 새로운 콘셉트와 곡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국내 K팝 팬들이 '고였다'라고는 하지만, 새로 유입된 '뉴비'들과 90년대 원조 아이돌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는 낯선 곡일 뿐이다. 그렇기에 오래된 K팝 팬들에게는 '추억'을, 유입된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리메이크'라고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엔시티 드림 겨울 스페셜 미니앨범 '캔디' 티저 2023.02.03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엔시티 드림 겨울 스페셜 미니앨범 '캔디' 티저 2023.02.03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익숙한 멜로디로 흥행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미 고정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탈피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 기존 팬들에게 비판받기 쉽고, 원곡과 너무 같아도 비판을 피할 수 없어 고민이 많은 방식 중 하나라 생각된다. 하지만, 새로운 사운드를 가미한 편곡 방향도 듣는 재미를 더하고, "내가 좋아했던 곡을?"이라는 기대감으로 한 번 더 듣게 만드는 리메이크 곡. 다음은 어떤 가수가 어떤 곡을 재해석해서 나타날지 기대된다. (정진아)

아이유 - '너의 의미' (원곡 김창완)

리메이크하면 단연 떠오르는 아이유가 2014년 발매한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하나'의 수록곡이다. '너의 의미'는 멜론 인기 주간 차트에 73주간 오르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젊은 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끈 탓에, '너의 의미'가 아이유의 곡인줄 알았다는 친구들이 있기도 했다. 원곡자 김창완과 함께했다는 것이 이 곡의 백미다. 김창완의 인터뷰에 따르면, 과거 자신이 부른 '너의 의미'는 믿을 수 없는 사랑을 담았고, 아이유의 '너의 의미'는 청춘들을 황홀히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했다고한다.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이 표현한 '너의 의미'는 달랐지만, 세대를 넘은 감성이 대중들에게 먹먹한 여운을 전달했다. 마지막쯤 나오는 김창완의 '넌 도대체 나에게 누구냐'라는 독백이 많은 생각을 들게한다.

 ▲ 아이유 - '개여울' (원곡 김정희, 정미조)

[서울=뉴시스] 2017.09.22. (사진 = 페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7.09.22. (사진 = 페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개여울'은 명작인 김소월 시인의 시 '개여울'을 원작으로 하는 곡으로, 심수봉, 왁스 등 수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 했던 곡이다. 리메이크의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는데, 1966년 발매한 원곡을 1971년 정미조가 부르며 큰 인기를 끌었던 곡이다.

김소월 시 특유의 한과 원망이 아이유의 목소리를 통해 진하게 묻어나, 마음 한 켠을 쓰리게 한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라는 가사로 시작해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라는 가사로 끝이 나는 노래는 가슴이 뻥 뚫린듯한 공허함을 선사한다.

원곡 가수 정미조도 "20대 가수가 그렇게 성숙하게 부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라고 표현했을 만큼, 아이유 표 '개여울'은 어둠 같이 깊고 끝을 알수 없는 여운을 준다. '술'이 난무하는 현시대 이별 노래에 질렸다면, '개여울'을 추천한다. (최윤정)

레드벨벳 '비 내추럴'·조정석 '아로하'

요즘 뉴트로가 유행이다. 뉴트로는 새로움(New)와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복고를 즐긴다고 해서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예전의 것을 가져오긴 하지만 재해석을 통해 새롭고, 차별화된 무엇인가를 만든다. 뉴트로 열풍은 광고, 패션 분야 뿐만 아니라 가요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년 데뷔한 에스파는 S.E.S의 곡 '드림스 컴 트루'를 리메이크 했으며, 22년 데뷔한 뉴진스는 복고, Y2k 스타일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케이팝부분에서 뉴트로는 새로 생긴 유행이라고 보기 힘들다. 전부터 많은 아이돌들이 꾸준히 옛날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커버해서 새롭게 발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레드벨벳- '비 내추럴'(원곡 S.E.S.)

가장 먼저 소개할 노래는 14년에 발매된 레드벨벳의 '비 내추럴(Be Natural)'이다. 이곡은 같은 소속사 S.E.S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이 곡은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모던 재즈의 느낌을 덧붙였다. 레드벨벳의 첫 싱글 ‘행복(Happiness)’로 발랄한 느낌을 보여줬다면 이 곡에서는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멤버 전원이 긴 바지 수트 의상을 입고 의자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서울=뉴시스] 조정석(사진=tvN 제공) 2020.05.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정석(사진=tvN 제공) 2020.05.15. [email protected]


▲조정석 - '아로하' (원곡 쿨)

다음으로 소개할 곡은 20년에 발매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 OST인 조정석의 '아로하'다. 아로하는 2001년도에 발매된 쿨의 6.5집 앨범 '퍼스트 위스퍼'에 수록된 타이틀곡이다. 발매 당시에도 고백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년 새롭게 편곡된 아로하는 편안하고 설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편곡됐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인 조정석의 노래 실력이 더해져 큰 인기를 얻었다.

케이팝은 주로 10~20대 젊은 세대로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리메이크를 통해 젊은 세대뿐만이 아닌 더 폭 넓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게 되었다. 리메이크 곡은 그 전 세대가 현재 케이팝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10~20년 전 그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통해 추억을 소환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곡들도 10~20년 후에는 리메이크 될 지도 모른다. 훗날 발매될 리메이크 곡들을 통해 우리는 현재의 추억을 반갑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한유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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