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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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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신세계]전기차 배터리 수요 굳건…공급처 다변화로 위기 돌파

코로나19로 멈췄던 완성차 업체 생산 재개 잇따라
배터리 3사 신설, 증설 투자 계획대로 "공급처 확대 기대"

등록 2020.04.23 0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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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신세계]전기차 배터리 수요 굳건…공급처 다변화로 위기 돌파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는 코로나 이후(Post-Corona) 기회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배터리는 전기차 확산으로 2차전지 수요가 꾸준히 늘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진정과 함께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시장이 안정화되면 배터리 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배터리 3사의 증설 경쟁도 다시 가열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7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배터리 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기술자 200여명을 폴란드항공 특별기로 급파했다. 코로나19로 지연된 투자계획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올 연말까지 폴란드 배터리 공장 생산 능력을 올초 대비 2배 수준인 60~70기가와트시(GWh)로 늘릴 계획이다. 폴란드 공장이 증설되면 연간 전기차 100만대 분량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

 LG화학은 5개의 자체 생산공장과 2개의 합작 생산공장 등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생산거점은 난징을 비롯해 오창(한국)-홀랜드(미국), 브로츠와프(폴란드)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4각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자동차 전지 설비투자에만 3조8000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도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설정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5일 전세기를 띄워 헝가리에 기술인력 300명을 보냈다. 헝가리 코마롬 2공장 증설을 위해서다. 올 연말 2공장이 완성되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헝가리 1·2공장에서 연간 전기차 16.5GWh의 배터리를 양산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 공장 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EVE에너지와 합작한 중국 제2공장인 옌청(鹽城) 공장은 올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며, 미국 조지아 1공장의 1단계 공사는 내년 하반기 마칠 계획이다.

삼성SDI은 물량 증가에 따라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증설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1공장 인근에 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 규모는 1공장의 약 3배인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공급처 다변화가 강점이기 때문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제품 경쟁력을 앞세운 분산 전략 덕에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의 주요 고객사는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포르쉐, 중국의 지리 자동차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BMW, 르노, 재규어랜드로버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 기아차, 포드 등을 공급사로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국내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회사 배터리는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아크폭스 SUV '마크5'에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 의존도가 심해 점유율이 테슬라 실적에 따라 크게 요동치고,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도 중국 완성차 업체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한다"며 "상대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말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공급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4일부터 체코 노소비체 공장 가동을 재개했으며, 아우디도 14일부터 헝가리 죄르 공장의 가동에 들어갔다. 폭스바겐은 20일 스페인 나바라 공장의 생산을 시작했고, 푸조와 시트로엥 등을 보유한 PSA 그룹도 스페인 공장 생산 재가동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지난달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순수 전기차(BEV)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9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달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둔화하겠지만 내연기관차보다는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에도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핵심부품인 2차전지 시장도 전망이 밝다"며 "경쟁 관계인 중국 기업과 격차를 벌일 수 있도록 핵심 소재·장비의 국산화, 차세대 전지기술력 제고 등이 코로나19 대응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