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숙원' 간호법, 24일 첫 심의…간호사들 "제정 촉구"

국회 복지위 24일 '간호법' 첫 심의 예정

간협 "코로나19로 중요성 인식…제정 촉구"

간협, 전국간호사 결의대회 23일 열기로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9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위해 레벨D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간호사들이 코로나19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09.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간호계의 오랜 숙원인 '간호법'이 오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의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간호사 업무범위·처우개선 등 간호정책을 하나로 묶는 간호법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심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간호사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간호법'과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간호·조산법'이 오는 24일 오전 9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에 상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법은 국회에서 세 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돼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지난해 4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협회와 정책협약식을 맺은 여야 3당은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신 회장은 "초고령 사회에서 안전한 보건의료와 간호·돌봄을 위해서라도 간호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료법에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등 5대 의료인 관련 법 조항이 하나로 묶여 있다. 간협은 변호사, 법무사, 공인회계사 등 대부분의 전문직종은 단독법이 있는 반면 간호사는 1951년 제정된 의료법에 묶여 있고 관련 정책이 11개 부처에 흩어져 있어 전문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간호법에는 5년마다 간호종합계획 수립하고 복지부가 3년마다 실태조사를 하고 간호사 양성과 처우 개선을 심의하는 간호정책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서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에는 국가와 지자체가 간호인력 수급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 의원은 복지부 장관이 간호사의 근로조건과 임금에 관한 기본지침을 제정하고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업무로 인해 신체·정신적 고통 등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간호사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간호법을 발의했다.

앞서 2005년 김선미 의원이 '간호사법'을, 박찬숙 의원이 '간호법'을 발의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김세연 의원이 '간호법'을, 김상희 의원이 '간호조산법'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그동안 다른 법안에 밀려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간협은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민 곁을 24시간 지킨 간호사들의 헌신과 사명감은 간호사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인식시켰다"면서 "숙련된 양질의 간호 인력을 양성하고 일관성있는 간호정책을 수립하려면 독립된 법안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국민의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공청회를 거친 뒤 법안소위에 상정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간협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 등 전 세계 90개국이 독자적인 간호법을 갖고 있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 의료법과 함께 간호사법을 별도로 시행 중이다.

간협은 22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의료현장의 간호사와 간호학과 대학생 등 499명이 참석하는 간호법 제정 촉구를 위한 전국간호사 결의대회를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전국 보건의료산업노조와 미래소비자행동, 간병시민연대 등도 함께 할 예정이다.

전국 간호대학 KNA 차세대 간호리더연합은 “코로나 의료현장에서 선배 간호사들의 잇단 응급 사직 행렬을 보면 우리들의 미래가 두렵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면서 “젊은 예비간호사들이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지 않도록 간호법을 반드시 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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