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 리듬조절 치료 받으면 치매 위험 14%↓"
초고령 진입 전 치료 서두르면 효과 높아
정보영 교수 “조기 발견 검진 필요성 높아”
[서울=뉴시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교수·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2.01.25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교수·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2005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심방세동으로 진단 받고 적절한 항응고제를 투약 받은 4만1135명을 대상으로 리듬조절 치료(2만 2558명)와 맥박수 조절 치료(1만 8577명) 효과를 비교한 결과 리듬조절 치료가 치매 발생률을 14%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심방세동 치료는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항응고 치료가 기반이 된다. 그 외에 심방세동 리듬을 정상 리듬으로 유지시키는 리듬 조절 치료와 맥박수 만을 조절하는 맥박수 조절 치료로 구성된다.
정보영 교수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 심방세동 환자는 심방세동이 없는 환자보다 치매 발병 위험도가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60세 이상 성인 26만 명을 평균 7년 가량 관찰한 결과 심방세동 환자의 약 24.4%가 치매 진단을 받았고, 심방세동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의 경우 약 14.4%에서 치매가 발병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밝힌 리듬조절 치료 중 시술적 치료 방법인 전극도자 절제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과 시술을 모두 포함한 리듬조절 치료가 맥박수 조절 치료만을 하는 것에 비해 치매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했다.
연구팀이 심방세동 환자 4만 1135명을 10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리듬조절 치료군에서 치매는 100명당 21명이 발생했다. 반면 맥박수 조절 치료군에서는 25명이 발생해 리듬치료가 향후 10년 간 치매를 100명당 4명에서 예방할 수 있고 상대적인 치매 위험도를 14%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매의 형태별로 보면 리듬조절 치료는 맥박수 조절 치료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상대 위험도를 14%(14명 대 17명) 정도 낮췄고, 혈관성 치매의 경우 12%(4.7명 대 5.5명) 정도 줄였다. 리듬조절 치료는 뇌졸중 예방 효과를 고려한 후에도 전체 치매 위험도를 약 11%(18명 대 21명)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고령층은 리듬조절 치료를 빨리 시작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0세 미만에서 리듬조절 치료를 시작한 경우 치매 위험이 18%나 감소했지만, 80세 이상에서는 리듬조절 치료에 따른 치매 예방 효과가 8%에 그쳤다. 또 동반질환이 적어 뇌졸중 위험도 점수가 낮은 환자에서 리듬치료는 더욱 효과적이었다.
정 교수는 “심방세동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검진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리듬치료를 통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방세동은 치료가 필요한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심장 내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해 생기는 혈전(피떡)을 만들 수 있어 뇌졸중 발생의 위험요인이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증 발생 위험이 5배 높고, 전체 뇌졸중의 20%가 심방세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노인병 학회 공식 저널인 '에이지 앤 에이징(Age and Ageing)'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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