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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핵 개발로 정전협정 효과 약화…북, 전쟁 선택 개연성 낮지 않아"[정전 70년]

등록 2023.07.28 05:00:00수정 2023.07.28 09: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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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제공한 사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 시험발사 되고 있다. 북한은 전날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고 밝혔다. 2023.07.13.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제공한 사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 시험발사 되고 있다. 북한은 전날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고 밝혔다. 2023.07.13.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정전협정의 실효성은 이미 떨어졌으며, 북한이 전쟁을 선택해 한반도 내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국제안보교류협회 한용섭 회장은 지난 27일 전쟁기념관 1층 이병형홀에서 열린 ‘1953-2023년 한반도, 남북 군사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 도전과 과제 그리고 우리의 대응’ 학술회의에서 '정전체제의 의미: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한용섭 회장은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국민과 세계 시민들은 6・25전쟁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며 "정전협정에 대한 관심도 급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김씨 3대 세습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핵과 미사일로 공중과 우주를 통해 한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재래식전쟁의 재발을 막는 장치였던 정전협정은 사실상 그 적실성과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회에 따르면 정전협정은 냉전기와 탈냉전기, 신냉전기를 거치면서 그 효용성과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많은 내용이 무효화됐다. 지금 남은 것은 지상에서의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에 대한 조항과 군사정전위와 유엔군사령부에 대한 조항 뿐이다.

한 회장은 "북한은 지속적으로 정전협정의 무력화를 시도했다"며 "한국정부는 탈냉전 이후 불완전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내에서 민주화 이후 좌파성향의 정권과 우파성향의 정권이 상호 대립함에 따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대북정책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게 돼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와중에서 북한은 6・25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을 '원쑤'라고 하는 고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한국의 우파성향의 정권을 '미국에 종속된 전쟁광'으로 비하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됐다.

한 회장은 "한국의 좌파 성향의 정권은 보수우파 세력을 '친미, 반민족, 반자주, 냉전적 세력'으로 몰아 왔다"며 "때문에 좌파성향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 공작의 이용물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27일 평양에서 열린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북한은 1953년 7월 27일 한국 전쟁 휴전 협정이 이루어진 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2023.07.27.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27일 평양에서 열린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북한은 1953년 7월 27일 한국 전쟁 휴전 협정이 이루어진 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2023.07.27.

박휘락 국민대 특임교수는 '북한의 핵 보유와 남북 관계의 변화'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반도 내 전쟁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박 교수는 "큰 범위에서 봤을 때 북한이 전쟁을 선택할 수 있는 개연성은 낮지 않다"며 "세계에서 극도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빈한하며, 다양한 국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것으로 믿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고, 일부 학자들이 예측하듯이 북한이 붕괴할 수도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보유하려 하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의 경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어 국가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과거 동구권의 사례처럼 내부에서 심각한 분란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에 성공할 지 확신하기도 어렵다.

박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한국을 정복하여 그 부를 탈취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고, 어렵게 개발한 상당한 핵전력이 있는 만큼, 북한이 전쟁에 의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북한이 공격하지 못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인데, 북한이 수소폭탄, ICBM, SLBM을 개발함으로써 미군이 쉽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게 박 교수의 분석이다.

과거에는 북한이 서울을 공격할 경우 미군을 공격할 수밖에 없어서 미국의 개입 확실성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미군이 평택지역으로 이동한 상태라 북한이 미군을 공격하지 않은 채 서울을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박 교수는 이러한 근거로 북한의 서울 기습공격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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