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AI 학습관리·멘토링으로 교육격차 줄일 수 있나…'재탕' 지적도

등록 2020.08.11 19:09: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과밀학급 대책 빠져 아쉬워"

"원격수업이 야기한 격차 원격으로 해결? 어불성설"

"1학기 바탕 개선 긍정적…학생에 집중할 여건 마련"

[세종=뉴시스]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학생 중심 방역, 학습, 돌봄 안전망 강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학생 중심 방역, 학습, 돌봄 안전망 강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1학기 원격학습으로 인해 벌어진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한 '3대 교육안전망 강화 방안'을 11일 발표했지만 교육현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11일 교육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1학기를 경험으로 현실적인 대책이 나왔다는 평에 반해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근본적인 대책이 빠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교육안전망 강화 방안은 방역·학습·돌봄 분야 교육격차 해소하기 위한 종합대책이다. 그 중 가장 이목이 쏠린 것은 학습격차를 해소 방안이다. 지난 1학기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연기와 온라인 개학, 등교·원격수업 병행까지 겹쳐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학년과 계층별 맞춤형 지원책을 내놨다. 우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으로 부족한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게임 기반의 인공지능(AI) 수학 학습관리 프로그램을 보급하기로 했다. 에듀테크 멘토 2000여명이 4만여명의 취약계층 초등학생도 지도한다.

고등학생의 경우 수업 전문성이 있는 우수교사가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 3000명을 위해 온·오프라인 일대일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눈에 띄게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이나 취약계층 등은 여름방학 중 집중 지도하거나 일대일·소그룹 맞춤형 대면지도를 확대 추진한다. 장애학생과 다문화학생에게는 맞춤형 수업과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학업중단 위기학생에게는 2주 이상 숙려기간을 권고하기로 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대책이 나왔지만 정작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여럿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지난 1학기 원격수업을 실시하면서 '학습격차 심화'가 최대 문제로 떠올랐으나 오늘 발표된 학습 안전망 대책은 여전히 원격수업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며 "원격수업으로 발생한 교육격차를 원격수업 강화책으로 해결하겠다니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한정하는 등의 조치을 통해 수업에서의 학습격차 해결, 방역에서의 상시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교원 충원 등 비상 시기에 걸맞는 과감한 재정투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학기 등교수업이 확대되면 과밀학급 문제를 그대로 두고 교원 수 감축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본질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방역 핵심은 '거리두기'이고 학습의 핵심은 교사-학생의 만남과 대화다. 이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은 학급당 학생수"라며 "과밀학급 해소가 방역과 학습격차 해소 모두에 도움이 되는데 개선책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평했다.

정의당 정책위는 "인공지능 활용 프로그램이나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에듀테크 멘토 등을 내놨는데, 원격수업의 격차 문제를 원격으로 해소하려는 모양새라 씁쓸하다"고도 말했다.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등교)를 시작한 9일, 충북 청주 주성고등학교 김대협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2020.04.09. 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등교)를 시작한 9일, 충북 청주 주성고등학교 김대협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2020.04.09. [email protected]

이번 대책이 이전의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놓은 격차 해소 대책의 재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의미있는 방안도 있고, 종합대책이 그렇듯 재활용도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과학·수학·정보·융합교육 종합계획'(2020~2024)에는 AI를 활용한 '수학 학습 지원 시스템'을 통해 수학 학업성취도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AI 기반 영어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는 AI 기반 수학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교육부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0년 업무계획에는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안심학년제'에는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다. 정규수업 내 협력수업을 진행하는 두드림학교를 올해 2900개교로 확대하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한 다중지원팀을 800개교에 만들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총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1학기의 경험과 문제를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제시된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려면 교육당국이 책임지고 방역·업무 인력을 충분히 지원해 교사들이 수업과 상담,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특히 2학기에는 각 시도교육청이 전면 등교를 권고하고 있어 수업, 급식 등에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실천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학교 방역 강화와 학생·교직원의 안전 보장을 위해 교육당국의 인력, 예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교사들이 체온 측정, 소독·청소, 방역 지도, 관련 행정업무에 매몰돼서는 본연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없다"며 "방역,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오로지 학생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과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