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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흥주점 '가짜 양주'…위조방지 병마개도 소용 없어

등록 2016.11.02 10:54:11수정 2016.12.28 17: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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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2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직원들이 유흥주점에서 40억원 상당의 가짜 양주를 판매한 일당을 적발하고 가짜 양주를 제조한 수법을 시연하고 있다. 2016.11.02.  jkj1122@newsis.com

【대전·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손님이 먹다 남긴 양주를 새 것처럼 제조·판매한 유흥업소 업주와 종업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들의 기발한 가짜 양주 제조 수법이 드러났다.

 이들은 양주병의 위조방지 병마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수법으로 가짜 양주를 제조한 것으로 밝혀져 주류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2일 전국 유흥업소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양주를 수거해 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대전의 한 유흥업소 업주 최모(53)씨와 종업원 이모(30)씨를 구속했다.

 또 이들과 함께 가짜양주를 제조·판매한 유흥업소 종업원 김모(29)씨 등 2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인천과 부산, 경기 수원, 전북 전주 등 전국 유흥주점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양주를 사들인 뒤, 이를 혼합해 대전의 한 유흥주점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유흥주점을 찾아 온 손님들에게 가짜 양주를 정품이라고 속인 뒤, 병당 15만원에 판매해 40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이렇게 손님들에게 판매한 가짜 양주는 무려 2만5000병에 달했다.

 이들은 전국 유흥주점에 "먹다 남은 양주 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명함을 돌리고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양주가 든 생수병(500㎖) 1개당 5000원에 구입한 뒤, 새로운 병에 넣어 재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양주병에 설치된 위조방지 병마개를 무력화시키는 수법을 사용했다. 양주병에 설치된 위조방지 병마개 틈새로 이쑤시개를 밀어넣어 손님이 먹다 남긴 양주를 천천히 따라 병에 채워 넣었다.

첨부용

 기존 위조방지 병마개는 양주를 새로 따르는 것이 불가능하나 이쑤시개로 작은 틈을 만들자 조금씩 병 안으로 먹다 남긴 양주가 채워졌다.

 또 먹다 남긴 양주의 향과 맛이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중에서 7000원에 판매되는 저가 양주를 1:1비율로 혼합하기도 했다.

 이렇게 제조된 가짜 양주는 종업원이 손님들 방에 들고 가 직접 병마개를 따주는 방법으로 손님들의 잔에 담겼다.

 이들의 철저한 범행으로 가짜 양주를 마신 손님들 중에 양주의 품질에 의심을 한 손님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가짜 양주를 제조한 수법은 기존 양주병의 위조방지 병마개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이라면서 "손님이 먹다 남긴 양주를 혼합한 가짜 양주는 술의 품질이 좋지 못한 뿐만 아니라, 위생상 문제도 있어 절대로 마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가짜 양주가 추가로 유통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국 유흥업소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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