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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폭염' 노인이 위험하다…폭염사망자 5명중 3명 고령층

등록 2018.07.29 05:30:00수정 2018.07.29 21: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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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폭염에 열병…60대 이상 고령층 취약

최근 7년간 폭염 사망자 75명…61%가 고령자

폭염 더 독해지고 고령화도 가속…대책 절실

정부·지자체, 고령층을 지켜라…대응책 분주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푹푹찌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오전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광주 북구 두암동 어울림경로당에서 노인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2018.07.16.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푹푹찌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오전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광주 북구 두암동 어울림경로당에서 노인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2018.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한반도가 열병을 앓고 있다. 시민들은 폭염에 신음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폭염에 취약계층인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

 올 여름 폭염은 역대급이다. 전국 곳곳의 한낮 최고기온은 35도를 훌쩍 넘고 있다. 심지어 낮 기온은 역대 최고인 40도를 넘어설 기세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17년 이후 가장 더웠던 날은 1942년 8월1일이다.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기록했다.

 고령층은 농업종사자와 노동자들과 함께 대표적인 폭염 취약계층으로 꼽히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기온이 30~32도일 때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36도가 되면 30도일 때 보다 50% 증가한다고 한다. 고령자, 노약자, 어린이 등은 체력적으로 적응이 힘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크며 사망률이 증가하게 된다.

 국내에 발생된 사망자 피혜사례를 분석해 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폭염 사망자 75명이었다. 이 가운데 34명(45.3%)은 논·밭, 비닐하우스 등 농작업 중에 발생했다. 연령별 사망자수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의 고령자가 46명(61.3%)을 차지했다.

 올 여름은 살인적인 폭염으로 온열환자 급증하고 있다. 취약계층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분석됐다. 지난 26일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1644명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18명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는 50대 이상이 60%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갈수록 폭염은 더 독해지고 고령층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이번과 유사한 폭염이 앞으로 더 자주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도 2029년 폭염사망자수가 99.9명에 이르고 2050년에는 261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폭염일수도 10.7일에서 20.3일로 2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2025년에는 고령화율이 40%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독거노인인구 증가도 가파르다. 독거노인 역시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중 하나다. 경제적 여건상 평소 건강관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온노출시 열사병 등 응급질환에 의해 의식이 잃었을 때 즉시 돌봐줄 사람이 없다. 이들은 대부분 에너지 빈곤층이기도 하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많은 70세 이상 노인분들이 10평 이하 혹은 10평 정도 남짓한 공간에 있다. 심할 경우 창문이 없는 곳에서 지내기도 한다"며 "대부분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외부온도와 실내온도가 거의 동일하거나 더 온도가 높은 곳에 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가마솥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인근 무교로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가득싫은 리어카를 끓고 있다. 2018.07.16.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가마솥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인근 무교로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가득싫은 리어카를 끓고 있다. 2018.07.16.   [email protected]

정부와 지자체도 고령층 폭염 피해 예방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현재 재난에 준해서 관리하고 있는 폭염을 재난으로 법제화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한다. 법제화 추진은 의원 발의돼 있는 개정안에 대해 행안부에서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혀 조속히 개정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법령이 개정되면 기관별로 위기관리를 위한 표준·실무·행동매뉴얼을 제정해 사전에 체계적인 대처 계획을 수립한다. 필요시에는 중앙·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재난지원금 등도 지원된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도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킬 수 있는 법 개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은 재난으로 평가하기에 그 피해를 (측정하기) 쉽지 않아 신중했고 소극적이었다"며 "이제 지구온난화 때문에 폭염은 계속될 재난 유형이다.  정부가 적극 대응하는 것이 맞다. 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또 폭염피해 확산방지와 중앙·지자체간 협력체계 강화를 위해 현재 과 단위에서 하고 있는 대응체계를 재난관리실 차원의 긴급폭염대책본부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은 앞으로도 계속될 재난의 유형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다른 재난과 마찬가지로 폭염 역시 사회적 약자를 먼저 공격하는 만큼 관련부처와 지자체는 쪽방촌 거주민, 독거노인, 어린이 등 재난취약계층의 입장에서 인명피해 방지와 보호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4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력과 장비, 시설을 총동원한 폭염대책 추진하고 있다.

 시는 '재난도우미’ 2만47명을 투입해 폭염에 취약한 독거노인, 장애인 등 폭염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살피고 안부를 확인한다. 폭염특보가 경보로 격상됨에 따라 취약계층 뿐 아니라 폐지 수거 노인 등 야외에 무방비로 노출된 분들도 일일이 찾아가 건강을 돌보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26일 오후 종로구 청계천을 Flir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모습. 화면의 붉은색 부분은 높은 온도(최고 38.5도)를 나타내며, 푸른색 부분은 낮은 온도(최저 28.6도)를 나타내고 있다. 2018.07.2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26일 오후 종로구 청계천을 Flir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모습. 화면의 붉은색 부분은 높은 온도(최고 38.5도)를 나타내며, 푸른색 부분은 낮은 온도(최저 28.6도)를 나타내고 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고령·중증질환 등 건강이 취약한 노숙인 99명을 치료, 시설입소, 임시주거 등 특별관리 중이다. 경로당, 복지회관, 주민센터 등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3252개소 중 427개소를 연장쉼터로 지정해 폭염특보 발령시 평일·휴일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도 한다.

 자치구 역시 노년층 건강 지키기에 나섰다. 중구는 관내 65세 이상 독거노인이나 폐지노인과 같은 저소득 계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긴급 안부확인에 들어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2500명에 대해선 폭염특보 발효 시 48시간 이내 안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연락망 체계를 구축·가동한다.

 강동구는 폭염에 취약한 노인들이 쉴 수 있는 종교기관, 병원, 은행 등 '무더위 쉼터'를 기존 230곳에서 242곳으로 확대했다.

 성동구도 경로당과 복지관 242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재난취약계층의 폭염대피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독거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를 이용해 안부를 확인하고 재난도우미 844명을 지정해 방문서비스를 제공한다.

 송파구는 노인들의 건강보호를 위해 얼음조끼와 에너지 고효율 선풍기를 지원한다. 27일까지 얼음조끼 322벌과 선풍기 240대 등을 총 560여 세대에 전달한다. 얼음조끼의 경우 거동이 불편하거나 지병 등을 가진 홀몸 노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원된다.

 마포구는 어르신돌보미, 방문간호사, 재가관리사 등으로 구성된 재난도우미를 활용해 폭염기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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