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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개발,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등록 2018.09.09 0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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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위성, 원하는 시기에 발사하려면 기술 자립 필수적

경제적 이익도 무시 못해...2045년 우주시장 3000조 예상

한국형 발사체 개발,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한국형발사체 '누리'의 시험발사체 발사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우리 정부가 발사체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발사체 개발 분야는 기술 및 인력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상당해 자립이 어렵기로 손꼽힌다. 하지만 우리가 원할 때 위성을 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도 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성공을 해야 하는 과제이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이번 시험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도 여러 기술적 난제가 계속됐다. 액체엔진 개발과정에서 폭발 가능성이 있는 연소 불안정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연소 불안정이란 막대한 양의 추진제가 급속하게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파수 등이 공진을 일으켜 불안정한 연소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다만 국내 연구진들은 이에 포기하지 않았고, 연소 불안정 현상이 나타난 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 20차례 이상의 설계 변경, 재제작, 반복시험 등을 통해 2016년 2월 안정적인 연소 시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소 불안정 저감 기술도 축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사체의 부품으로 쓰이는 밸브 개발도 국내 연구진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발사체 개발에 있어 밸브는 산화제, 연료 등의 공급에 있어 작지만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발사를 앞두고 있는 시험발사체에도 약 100개가 사용되며, 2021년 발사가 계획된 한국형발사체 '누리'엔 450개가 필요하다.

 특히 산화제용 밸브의 경우 누수를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액체산소와 접하면 수축현상이 발생해 이같은 수축까지도 고려한 설계 및 제작이 중요하다. 또 극저온, 고압, 고온 등을 견디면서도 무게가 가벼워야 해 본체를 정밀하게 깎아낸 뒤 다시 테스트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발사체 구조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추진제탱크 개발도 쉽지 않다. 발사체 전체 부피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지만, 발사체 성능과 직결되는 무게 절감을 위해 두께는 2~3㎜로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즉,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고 발사 시 하중과 탱크 내부의 압력을 견디도록 하기 위해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용접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난제가 있다.

 때문에 이번 시험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국내 연구진들은 밤샘, 휴일 작업 등을 통해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하나하나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공정 프로세스를 완성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을 통해 현재 한국형발사체 2단 추진제탱크 개발공정은 안정화된 상태고, 1·3단 추진제탱크 개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여러 기술적 고비에도 우리나라가 발사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 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데 있다. 발사체 개발 선진국들은 다른 나라로의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우리가 원할 때 위성을 발사하려면 발사체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경제적 이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우주개발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세계 우주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은 우주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세계 우주시장 규모는 2016년 약 380조원에서 2045년 30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우주산업은 로봇으로 대체되는 다른 산업에 비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주산업은 산업·경제·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신산업 창출 등 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특히 발사체 개발은 고도의 정밀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최첨단 기술로 소재, 부품, 기기, 시스템 분야 등의 기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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