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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이롱車, 대구업체와 판매 협약…광주시 '딜레마'

등록 2018.11.07 16: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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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실무 부서, 사실 관계조차 파악 안돼

시의회 "먹튀 의혹" "안이한 행정" 모두 질타

2016년 3월 광주시와 중국 조이롱자동차 투자협약 장면. (사진=뉴시스DB)

2016년 3월 광주시와 중국 조이롱자동차 투자협약 장면.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시가 '메이드 인 광주 전기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추진해온 중국 조이롱자동차 투자사업이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광주시가 '먹튀 논란' 등을 우려해 시 보조금을 유보한 사이 조이롱 측이 대구의 한 코스닥 상장사와 전기차 위탁판매 계획을 체결해 광주 생산공장 신축 계획을 둘러싼 진정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상황이 이럼에도 시 주무 부서에서는 대구업체와의 협약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는 상태고, 광주시의회에서는 '먹튀 의혹'을 제기하는 동시에 "투자 협약만 믿고 안이한 행정이 해온 결과"라며 시의 명확안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대구에 메인사업장을 두고 있는 휴대폰 사출성형 전문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삼우엠스(SamwooEms)가 최근 신사업으로 전기차 사업을 정한 뒤 중국 조이롱차와 전기차 위탁 판매협약을 체결했다.

 공식 수입·판매·제조 협력사는 조이롱차의 한국법인인 조이롱코리아, 판매 모델은 18인승 전기승합차(모델명 E6)로, 1회 충전으로 최대 시속 160㎞를 주행할 수 있으며, 범용 급속 충전과 완속 충전이 듀얼(Dual)로 가능한 모델이다. 대당 6000만원의 정부보조금도 장점으로 내걸었다. 30대에 대한 사전구매 예약까지 마쳤다.

 법인과 모델, 성능, 환경부 보조금(대당 6000만원) 모두 2016년 3월, 광주시와 협약체결 후 2년6개월동안 이뤄낸 내용과 같다.

 조이롱 측은 당초 202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광주에 연간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고 2017년부터 E6 전기차를 2000대씩 생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올 들어 시 보조금 지원문제로 이견을 보이다 결국 투자선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는 광주에 직접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던 조이롱 측이 우선 차를 시범 판매해본 뒤 시장성에 따라 공장 설립 계획을 세우겠다며 기본 입장을 큰 틀에서 번복하면서 '메이드 인 광주 전기차' 생산을 전제로 한 2500억 투자계획에 차질을 빚어지자 진정성이 의심되고 '먹튀' 우려도 있다고 보고, 보조금 심의 단계에서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지난 5월 대당 3000만원 상당의 시 보조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서비스 센터 3곳 이상 설립과 대당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된 차량 가격 변동이 5%를 넘지 않을 것, 충분한 충전기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해 조이롱 측의 조치가 미흡하고 최후통첩 공문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자 직접 담당 공무원을 중국 현지로 보내 투자 의지를 재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시는 애초 투자협약만 믿고 조이롱차와의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조이롱의 태도 변화와 실질 투자만을 기다려왔다.

 그러는 사이 조이롱 측은 '광주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파트너를 변경했음에도 시는 그같은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어 '속 빈 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의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광주시 고위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시의원들은 광주시의 안이한 행정을 질타하는 동시에 이번 기회에 조이롱 투자사업에 대한 명확한 교통정리를 주문했다.
 광주시와 중국 조이롱자동차가 광주 현지에서 생산키로 협약한 18인승 전기승합차. (사진=뉴시스DB)

광주시와 중국 조이롱자동차가 광주 현지에서 생산키로 협약한 18인승 전기승합차. (사진=뉴시스DB)

산업건설위원회 정무창(광산2) 의원은 "2년 넘도록 투자를 추진해온 조이롱이 다른 지역 민간업체와 수일 전 협약을 맺었음에도 담당 부서에서 사실 파악도 안돼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투자의지가 없는 업체와 '안되는 사업'에 매달리지 말고 '가능성 있는 사업'에 행정력을 투입해 달라"고 강조했다.

 반재신(북구1) 의원도 "조이롱 측이 당초 공언했던 공장 설립은 물론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부족함에도, 시는 '잘될 것이다',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며 "이젠 조이롱과의 관계를 청산하든지, 사업 재개를 위한 명확한 투자 의지를 받아내든지 양자택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상배 광주시 전략산업국장은 "최근 중국 조이롱 본사 방문 결과 원론적인 투자 의지는 확인했다"며 "조이롱을 둘러싼 모든 사실 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시의 입장을 결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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