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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부진에 재취업 애로"…'경단녀' 4년 만에 늘어

등록 2018.11.2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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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현황' 발표

비취업·기혼女 20.5%가 경력단절…결혼·육아 등 사유

상대적으로 육아 부담 큰 30대 규모·비중 가장 커

세종시, 경단녀 비중 가장 높아…"외벌이 가구 多"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올해 상반기부터 악화된 고용 상황이 경력 단절 여성 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늘어나 3년 연속 감소하던 '경력단절여성(경단녀)' 수가 올 들어서는 4년 만에 증가했다.

통계청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부가항목) 경력단절여성 현황'을 발표했다.

통계 당국은 전체 여성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기혼 여성들의 재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시간제 일자리 증가 폭이 둔화된 점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육아에 부담을 느끼는 3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아이가 있는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의 비중은 30%에 달했다.

◇경단녀 184만7000명…"시간제 일자리 등 고용 부진에 재취업 애로"

지난 4월 기준 15~54세 기혼여성은 900만5000명이며 이중 4월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비취업 여성(실업자+경제활동인구)은 34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취업 여성 중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을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184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000명(0.8%) 늘었다. 지난 2015~2017년 3년 연속 감소하다 올해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반면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기혼여성 취업자는 총 20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7000명(19.6%) 감소했다. 경력이 단절된 상태인 여성이 늘어난 반면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은 줄어든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통계가 작성된 지난 4월 전반적으로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았다. 미혼·기혼을 합쳐 15~54세 여성들의 취업자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었다"며 "전체 취업자가 감소하는 국면이었다 보니 경력 단절 상태에 있던 여성들도 재취업하는데 애로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 과장은 또 "지난 8월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시간제 근로자 증가 폭이 과거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육아나 가사 등을 병행할 수 있어 경력단절여성들이 취업하는데 비교적 용이한 시간제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된 점도 일부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력단절여성이 전체 기혼여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5%로 1년 전보다 0.5%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기혼여성에서 비취업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8.4%로 1년 전보다 0.6%p 줄었다.

일을 그만둔 사유로는 결혼(63만4000명)이 가장 빈번하게 꼽혔다. 육아(61만9000명), 임신·출산(44만5000명), 가족 돌봄(7만8000명), 자녀 교육(7만10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증감률로 보면 육아(5.6%)가 가장 높았다. 결혼을 사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증감률이 0.2%였으며 나머지 임신·출산(-2.0%), 자녀 교육(-7.6%), 가족 돌봄(-4.5%) 등은 모두 1년 전보다 감소했다.

경력단절여성 중 '구직단념자'는 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지난 4주간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의미한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37.8%)를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고용 부진에 재취업 애로"…'경단녀' 4년 만에 늘어

◇30대 비중 가장 커…자녀 있는 기혼女 30% '경력 단절'

연령대별로 보면 30~39세가 88만6000명(48.0%)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40~49세(66만명, 35.8%), 50~54세(16만1000명, 8.7%), 15~29세(13만9000명, 7.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30대는 전체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중도 3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비취업 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73.5%에 달했다.

빈 과장은 "최근 결혼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30대는 육아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연령대"라며 "휴가 등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임신이나 출산, 결혼 등에 비해 육아는 장시간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어 30대에서 경력단절여성 규모와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력단절여성 중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사람은 148만5000명으로 아이가 있는 전체 기혼여성의 29.3%를 차지했다. 2명의 자녀를 둔 경력단절여성이 71만명(47.8%)으로 가장 많았고, 1명을 둔 여성이 63만3000명(42.6%), 3명 이상을 둔 여성이 14만3000명(9.6%)으로 조사됐다.

자녀 나이 기준으로는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력단절여성이 95만1000명(64.0%)으로 가장 많았다. 7~12세 자녀를 둔 경우는 36만1000명(24.3%), 13~17세 자녀를 둔 경우는 17만3000명(11.6%) 순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 기간은 10~20년 미만(47만1000명, 25.5%)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5~10년 미만(45만6000명, 24.7%), 3~5년 미만(27만7000명, 15.0%), 1~3년 미만(24만3000명, 13.2%), 20년 이상(20만5000명, 11.1%), 1년 미만(19만5000명, 10.6%) 순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 기간이 10~20년 미만인 여성과 20년 이상인 여성이 각각 1년 전보다 15.1%, 15.5% 크게 늘어나는 동안 1~3년 미만인 여성은 27.1% 급감했다.

시·도별로 보면 제주도(3000명, +31.6%)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강원도(6000명, +15.4%), 충청북도(7000명, 13.5%), 부산시(1만1000명, 10.2%) 등에서의 10%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울산시(-7000명, -11.5%), 대전시(-7000명, -11.4%) 등에선 감소했다.

전체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시(25.4%)였다. 다만 그 비중은 1년 전보다 1.9%p 감소했다.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늘어난 지역은 충청북도(+3.2%p), 제주도(+2.8%p), 강원도(+2.5%p), 부산시(2.2%p) 등이었다.

빈 과장은 "세종시는 과천시와 유사하게 맞벌이보다 외벌이 가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라며 "남편의 직장에서 얻는 수입이 안정적일 경우 생계를 위한 재취업 유인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림업이 발달된 일반 도(道)에 비해 특·광역시의 경우 여성들이 진입하기 쉬운 일자리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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