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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팀 파견' '이도훈 美 급파'…남북미, 대화 불씨 살릴까

등록 2019.03.06 17: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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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하노이 회담 북미 숨고르기 후 대화 재개 모색

존 볼턴 "北과 합의할 준비 돼 있어" 대화 문 열어놔

이도훈, 美 의중·빅딜 문서 파악 남북 경협 의사 전달

김정은, 중러 협력 강화…文대통령에 도움 요청할 듯

"북미간 문턱 낮출 수 있는 다양한 합의안 마련해야"

"정부는 중재 역할 앞서 北 비핵화 진정성 확인해야"

【존스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존스턴에서 열린 미국 농민의 미래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이 수 주 내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9.03.05.

【존스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존스턴에서 열린 미국 농민의 미래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이 수 주 내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9.03.05.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지난달 27~28일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북미가 일정 기간 숨고르기를 하며 경색된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스트 하노이 행보의 출발점인 우리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5~7일 방미 이후 향후 비핵화 협상 전략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기대했던 결말 대신 북미 양극이 비핵화 범위와 보상조치를 놓고 현격한 시각차만을 남기고 기약 없는 3차 회담이란 여운을 남겼다.

'영변 핵시설 플러스알파(+α)'로 대표되는 북한 비핵화 로드맵과 '제재 완화'로 대표되는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서로의 눈높이가 다른 상황에서 현재로선 북미 한쪽이 입장을 낮추지 않는 이상 상당 기간 북미대화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대화 재개까지 대응 방안을 두고 남·북·미간 치열한 수싸움이 점쳐진다.

북미는 빈손 결말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네탓 내탓' 장외공방을 이어가면서도 대화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날 후속 협상에 대해 "수주 내에 평양에 팀을 보내길 희망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고, '나중에 협상이 다시 재개되더라도 지금의 방안에 변함이 없다'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발언은 북미가 판을 깨지 않고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며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전용열차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방송했다. 2019.03.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전용열차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방송했다. 2019.03.05. [email protected]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대북 '매파' 인사인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도 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 강화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과 합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했다.

또 미 국무부는 이날 미북 간 '포스트 하노이' 협상 일정이 아직 잡힌 것은 없다면서도 북측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 북미간 물밑 접촉이 계속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대북 강경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정부는 북미대화를 촉진하고 미측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난 5일 워싱턴D.C.로 급파했다. 이는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 외교에 나서겠다는 우리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 본부장은 6일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미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북미 후속 대화의 조속한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이 본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빅딜 문서' 내용을 파악하고 미 당국자들과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미 간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대북제재 완화와 '영변+α(플러스알파)'에 대한 미측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사진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 캡쳐. 2019.03.06.

【서울=뉴시스】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사진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 캡쳐. 2019.03.06.

또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해진 철도·도로 연결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을 매개로 북미 대화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를 요청한 만큼 한미 접촉에 이어 남북 간 접촉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 도착해 '하노이 회담'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해 대북제재 속에서도 경제가 버틸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또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가 잠시 냉각기를 맞았을 때 김 위원장이 남북 비공개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도움을 요쳥해 고비를 넘긴 전례가 있어 남북 간 소통을 통해 경색된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형식보다는 지난해 2차 남북정상회담처럼 비공개 실무 회담이 될 수 있다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협상 결렬과 관련한 상황을 듣고, 미국과의 협상 절충 가능성 등을 파악한 뒤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게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2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도훈 본부장은 북한과 실무협상 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과 만나 북미 실무협상 상황을 듣고 전략을 조율할 예정이다. 2019.02.22. amin2@newsis.com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2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도훈 본부장은 북한과 실무협상 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과 만나 북미 실무협상 상황을 듣고 전략을 조율할 예정이다. 2019.02.22. [email protected]

정부는 다만 대북 특사나 '원 포인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남북 간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좌초될 뻔한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2차 회담은 비핵화를 둘러싼 입장차로 결렬된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빠른 중재보다는 '정교한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리 정부가 적정한 중재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북미 간 의사소통 시켜주는 역할 수준이 아니라 디테일하게 문턱을 낮추면서 갈 수 있는 다양한 합의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스톡홀름에서 했던 남북미 3자의 반민반관, 2박3일 동안 이뤄진 자유로운 토론 겸 의견 교환의 자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입장을 바꿔 새로운 합의를 이뤄내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북한이 새로운 협상 전략을 구상하기도 전에 우리 정부가 나서 서두를 경우 오히려 난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중재 역할에 앞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부가 무의미한 중재 역할에 앞서서 해야 할 일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견인하는 일"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든, 특사를 파견하든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촉진·확인하고 전반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준비해야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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