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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지자체 현금복지 실효성 없어"

등록 2019.03.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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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서울대 안으로…시장 면담 예정"

"온라인 관악청 만들어 주민 소통 강화"

"정부 예산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 있어"

"도시농업으로 공동체 의식 회복 가능"

"청년에 방점…정책 롤모델 만들고 싶어"

"경제 4개 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올인"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장실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3.1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장실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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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기초자치단체에서 현금복지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

지난 11일 관악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특히'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최근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 중인 '현금 복지'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다.
 
지난해 구청장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는 초선다운 패기가 느껴졌다면, 이번 두번째 인터뷰에선 격무에 시달린 듯 다소 수척해보였지만 현금복지를 비롯해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한 생각을 깊이 있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선심성 현금복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데 정책 방향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이미 일부 광역 자치단체에서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각종 현금성 복지정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 마저 각종 현금성 수당을 지급할 경우 다함께 재정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

박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에서 현금복지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현금복지 정책 중 하나인 '출산축하금'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현금복지를 한다고 해서 각 가정에서 계획에 없던 출산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출산 문제를 적은 액수의 돈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산장려정책은 이민정책을 통해 풀어내야 한다"며 "정부가 이민정책은 막아놓고, 저출산 문제를 현금복지로 해결하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하겠는가. 이민정책을 통해 쉽게 이민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무엇보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런 점에서 박 구청장은 민선 7기 주요정책들 중에서 '경제'와 '청년'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특히 최근 청년정책을 뒷받침 할 '보좌관'을 영입했다면서 "청년이 머무르고 싶은 도시가 바로 경쟁력을 갖춘 도시이기에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는 청년정책의 롤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역 자산인 서울대와 '서울대 캠퍼스타운'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해 청년들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그는 서울대라는 지역 자산을 활용해 대학동 일대를 창업, 문화,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박 구청장은 "서울대의 수준 높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학동 일대 빈 공간을 창업, 문화,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포부를 갖고 있다"며 "'서울대 총장과 낙성대 일대를 벤처밸리로 확실하게 만들어내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박원순 서울시장도 만나 지원 요청을 하는 등 굉장히 의기투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 정문 앞까지 조성 예정인 경전철 역사를 서울대 내에 지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박 시장과 면담을 예정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발표로 서부선 경전철이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 앞까지 연장됐다"면서도 "다만 (학교 활성화를 위해) 학교 안으로 경전철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서울대가 요구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장과 면담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취임 이후 '경제구청장'을 자임해왔다. 그만큼 그가 내세우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도 구체적이다.

그는 "관악경제 활성화를 위해 '혁신경제' '상생경제' '사회적경제' '청년경제' 등 4가지 축으로 관악경제를 살리겠다"며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방지, 빅데이터 활용한 골목상권 특화방안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그러면서도 주민과의 '소통'을 통한 협치는 놓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주민들과 정책을 함께 추진하다 보니 주민 참여없이는 어떤 정책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관악청을 통해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조례 제안을 받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만들어서 구의 고민을 함께 제안하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올해는 알찬 열매를 맺는 수확의 해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장실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3.1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장실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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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취임 1년이 다가오고 있다. 구정 운영 소회는.

"그동안 정책기획단을 꾸려, 민선7기 구정 운영 로드맵을 완성했다. 6대 전략 71개 실천과제를 담은 구정운영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며 바쁘게 지냈다. 특히 '경제구청장'을 표방하다보니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낙성벤처밸리, 창업밸리 등 추진 사업들의 윤곽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앵커시설, 창업보육 공간 등을 만들기 위해 공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감동행정'도 구정 운영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우선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시간마다 '관악청'을 운영하면서 구민과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민 민원도 해결하고, 정책 제안도 받는 등 소통을 통해 감동행정을 실현하려고 한다. 향후에도 더욱 더 구민과의 만남을 늘릴 계획이다."

-초선 구청장으로 구정 운영에 어려운 부분은.

 "시·구의원 때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집행부에 그 의견을 전달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구청장이 되니 이를 결정하고 집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듣다보면 실제로 정책을 추진하기에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지자체장의 권한이나 재정상황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도 많다. 관악구 재정자립도는 올해 기준으로 18.7%인데, 예산 대부분이 보편적 사회복지비나 인건비로 사용돼 실제 가용예산은 40억~50억원 정도다. 민선7기 구정운영계획을 모두 실행하려면 총 1조5800억원이 필요한데, 이 중 구비는 800억~9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1조2800억원이 시비, 나머지는 중앙정부 예산을 확보해야하는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

-관악청의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관악청은 모든 구민에게 열린 '개방형 구청장실'이다. 무엇보다 이곳에 오면 주민이 구청장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담당부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처리하니 일의 해결도 쉽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부서에서 장기간 해결하지 못한 민원을 구청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니, 직원들 반응 또한 좋다. 또 딱딱하고 사무적인 분위기이던 구청 1층이 항상 커피 마시는 사람들로 꽉 차 활기차고 따뜻하게 바뀌었다. 관악청 바로 옆에는 도서관도 있고, 2층에는 갤러리도 있어서 주민 문화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보완점이라면, 관악청이 오프라인 만남이기 때문에 직장을 갖고 있는 주민들은 찾아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열린 관악청’을 운영해 보려한다. 또 시·공간 제약 없이 온라인상에서 토론과 제안, 주민투표까지도 할 수 있는 '온라인 관악청'도 만들 계획이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민원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현재 예산을 세워 추진 중에 있다."

-관악청에서 민원 상담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60대 남성분이 '제발 살려달라'며 찾아오신 적이 있다. 심부전증으로 치료를 받던 중 병세가 하지정맥류까지 악화됐는데 병원비가 없어 퇴원 요청을 받고, 그 길로 관악청을 찾아왔다. 상담을 통해 긴급복지 의료비를 지원해드리고 후원으로까지 연계해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해 드렸다. 얼마 전 치료를 잘 받고 말끔히 나았다는 소식도 들었다. 주민에게 직접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보람됐고 이런 점에서 관악청을 만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또 12월에는 대학동에 위치한 삼성초등학교 등굣길이 위험하다며, 학부모들이 찾아왔다.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살펴보니, 학생들은 폭 6m의 외길을 통해 등교하고 있었는데 교통량이 많아 사고위험이 컸다. 관할 경찰서와 협의해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지난 4일부터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등교시간에 차량통행 제한을 시행했다. 개학 첫날, 학교 앞에 나가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

-향후 관악청 운영 계획은.

"하루에 보통 7~8건의 민원을 접수하고 40~50명의 주민을 만나고 있다. 직접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똑같은 민원으로 5번 이상을 찾거나, 40쪽에 달하는 문서를 들고 온 분도 있었다.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고, 또 한 번 시작한 일이라 끝까지 할 것이다. 50만 관악구민 한 분 한 분 다 만나 뵙겠다는 마음으로 관악청에서 꾸준히 구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최근 일부 구청들이 노인수당 등을 지급하고 있다. 관악구에서도 준비하고 있나.

"전혀 없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에서 현금복지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현금복지를 언급하면 출산장려 정책인 '출산축하금'을 언급하게 된다. 우리 구도 구의회 제안으로 다음달부터 첫째 아이를 낳은 가정에 10만원을 출산축하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현금복지를 한다고 해서 각 가정에서 계획에 없던 출산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저출산 문제를 현금복지로 해결한다면 2억~3억원 정도를 준다면 모를까 적은 액수의 돈으로 이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출산 장려정책은 이민정책을 통해 풀어내야 한다. 정부가 이민정책 막아놓고, 저출산 문제를 현금복지로 해결하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하겠는가. 이민정책을 통해 쉽게 이민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년문제 전문가를 보좌관으로 영입했다. 도입배경과 추진상황은.

"관악구는 청년인구비율이 39.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년도시이지만 그동안 청년 정책과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부족했다. 서울대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졸업 후 관악을 떠나는 것도 청년 일자리와 주거시설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함을 방증하는 것이다. 청년이 머무르고 싶은 도시가 바로 경쟁력을 갖춘 도시이기에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는 청년정책의 롤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에 청년문제 전문가를 보좌관으로 영입하고 청년전담 부서를 만들어 다양한 신규 사업을 발굴해가고 있다. 실제로 청년 정책 관련 예산이 2018년에는 4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7억6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청년사업은 무엇인가.

"우선 청년들이 가장 바라는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남현동 채석장 부지에 200여세대의 청년주택을 짓고 역세권 청년주택 신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청년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청년들의 만남, 소통의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동에 ‘청년 문화공간’을 조성하려한다. 적합한 건물을 임대해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 올 7월 오픈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또 비슷한 고민거리를 갖고 있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취업준비를 위한 스터디, 공모전 준비, 취미활동을 하는 등 커뮤니티 및 청년문화 조성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아울러 4월에는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수 중소기업과 함께 '청년 취업 정보 박람회'를 개최한다. 1:1 현장면접 등을 진행, 취업을 돕고 맞춤형 특강과 다양한 취업정보도 제공할 것이다. 다양한 청년정책으로 관악의 자산인 청년들이 꿈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청년문제 외에 올해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가장 먼저 경제살리기다. 앞서 언급한 4가지 축으로 경제를 살려내야겠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모두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 활성화'를 화두로 제시했다. 중앙정부에서도 각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경제 활성화 대책을 쏟아 내고 있을 만큼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최우선이다. 관악구도 경제중심으로 행정조직을 개편하고, 외부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구정의 모든 역량을 경제 활성화에 집중시키고 있다."

-구의 경제 활성화 방안은 있는가.

"관악경제 활성화는 크게 4가지 축으로 구상해 추진 중이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혁신경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는 '상생경제',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사회적경제', 청년도시에 걸 맞는 '청년 경제' 활성화로 관악경제를 살리겠다. '혁신경제'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낙성벤처벨리, 대학동 쪽에 캠퍼스타운을 조성해 경제 생태계를 만들 것이다. '상생경제'는 골목 상권과 전통시장 이게 중요해서 구체적으로 우리는 지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며칠 전 서울시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회의원 등 많은 분들과 함께 신원시장에서 제로페이를 홍보했다. 함께 한 분들이 관악구의 지역상권 활성화는 물론 벤처밸리 조성 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관악구의 지역경제 살리기는 서울시,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우리 구청은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직접 설득하고 조례도 제정할 방침이다. 또 빅데이터 활용해 어느 시간대 어느 연령층이 많이 오는지, 무엇을 특화해야 하는지 등도 포함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생의 경제를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회적 경제, 청년의 경제도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정책을 발굴해 지원 할 것이다."

-경제 살리기에 있어서 골목상권도 빼놓을 수 없다. 

"관악구는 경제·산업 기반이 약한 베드타운으로 소상공인이 많아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동(洞)별로 접근성이 좋은 곳은 골목 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어떤 품목으로 특화할 것인가를 구정에서 챙기고 있는 중이다. 이런 문제를 주민들보고 자율적으로 해라 이렇게 해선 도저히 할 수 없다. 예산도 투자하고, 보행하는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계획'을 수립해 구청 전 부서에 과제를 발굴, 30여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1000만~2000만원 정도의 융자도 받지 못해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의 자금운용에 숨통을 틔워주고 종량제봉투 판매이윤 인상, 어린이집 전통시장 나들이 체험 등 세심한 정책들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대학캠퍼스타운,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는데. 

"투트랙으로 진행 중에 있다. 우선 12월 경 낙성대역 인근에 벤처밸리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앵커시설이 들어선다. 앵커시설에는 벤처투자조합이나 법률, 세무, 회계사무소 같은 창업지원시설을 둬 전문분야 컨설팅, 투자매칭 지원 등을 할 것이다. 또 유능한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투자·육성업체)를 영입해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멘토링 지원도 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관악 창업공간' 조성사업도 순조롭게 협의 중에 있다. 예비 창업자, 초기 창업자에게 공간을 지원하고 다양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관악 창업공간은 민간 전문기관과 공동 운영하며 입주기업에 대해 저렴한 임대료로 공간을 지원할 뿐 아니라 기술·경영 지원, 역량강화 교육 등으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타운 조성사업은 서울대와 적극 협의해 올 하반기 있는 서울시 공모(종합형)에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대의 수준 높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학동 일대 빈 공간을 창업, 문화,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서울대 총장과 낙성대 일대를 벤처벨리 단지로 확실하게 만들어내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박원순 시장도 만나 지원 요청도 하는 등 굉장히 의기투합하고 있다."

-서부선 경전철이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 앞까지 연장이 확정됐다. 어떤 의미인가.

"관악구는 동서방향을 잇는 지하철 2호선 단 1개 노선만 지나는, 열악한 도시철도 환경으로 주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관악구의 랜드마크인 관악산과 서울대 이용객들이 버스를 이용해 지하철역까지 이동하고 있어 출·퇴근 시간 등 교통이용이 매우 혼잡하다. 지난달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발표로 서부선 경전철이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 앞까지 연장됐다. 서부선과 신림선의 단절된 구간이 연결돼 서울대 정문 앞에서 상호환승이 가능해진데 큰 의미가 있다. 신림선 역시 북부 연장(여의도 샛강역~서부선)돼 여의도 지역에서도 신림선과 서부선이 연결됐다. 이를 통해 관악의 랜드마크인 서울대와 관악산을 중심으로 도시철도망이 구축됐다. 지하철 1·2·5·6·7·9호선과 연계돼 관악구에서 신촌, 여의도, 강남 등 서울 전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신림선, 서부선, 난곡선 3개 노선이 완공돼 경전철 중심의 대중 교통망이 구축되면 관악의 교통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 다만 현재 경전철이 서울대 정문 앞까지만 확정돼 있는데, 이를 학교 안으로 들어오게 하면 좋겠다고 서울대쪽에서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로 서울시장과 면담도 요청한 상태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장실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3.1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장실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3.13. [email protected]

-올해 도시농업 박람회가 열린다. 관악구가 도시농업 사업을 중점 추진하는 이유는.

"최근 도심 속에서도 흙과 자연을 느끼고, 이웃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따뜻한 공동체를 회복하는 도시농업이 인기다. 구에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가 약 5만 명으로 구민 10명 중 1명이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다. 자투리텃밭, 옥상텃밭, 싱싱텃밭, 학교텃밭 등 총 71개소, 2만 7700여㎡로 규모 또한 상당하다. 특히 서울시 단일면적 최대인 강감찬 텃밭(1만3760㎡, 603구좌)과 낙성대 도시텃밭(3700㎡, 200구좌)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도시농업을 통해 민선7기 비전인 소통과 협치도 이룰 수 있다. 도시에서 농업을 통해 공동체 회복 등 가져가는 가치들이 굉장히 크다. 이에 관(官)에서 공동체 회복, 행복감 등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연장선에서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낙성대 일대에서 서울시와 도시농업박람회도 개최한다. 이번 박람회가 성공하면 구에서 도시농업도 더욱 호재를 맞이할 것이다."

-관악구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농업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 먹거리 산업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씀을 했다. 예컨대 섭취형태가 달라져 '알약' 형태로 어떤 성분을 먹을 것이라더라. 이런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연구를 낙성대 밴처밸리에서 도시농업과 연계해 특화시키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안그래도 지금 서울대 공대와 함께 세계 최초 나노기술을 적용한 '리얼스마트팜(관악도시농업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마이크로센서를 식물에 꽂아 식물의 생육정보와 환경정보 등을 실시간, 원격으로 측정해 최적의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기술이다. 이런 측면에서 관악의 도시농업을 더욱 특화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2020년에는 전시관, 북 카페 등을 갖춘 '도시농업 복합공간'을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도시농업 외에도 주민 삶의 향상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환경 분야 사업이 있다면. 

"취임 후 두 달 동안, 청정관악 클린데이 행사를 통해서 아침마다 주민 분들과 함께 청소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공동체를 어떻게 청정삶터로 유지시키고 이끌어가느냐는 점이다. 직접 해보니, 쓰레기 문제는 구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힘들고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에 주민 자율적 쓸기 모임인 '청정삶터 이끄미'를 만들었다. 곧 있을 발대식을 시작으로 총 478명의 주민 분들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이끄미는 관악구 자원봉사자로 등록돼 상해보험 가입, 빗자루·조끼 등 활용용품을 지원받게 된다. 또 무단투기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산책하듯이 가볍게 청소 할 수 있는 총 41개 코스를 '청소둘레길'로 지정했다. 동네 슈퍼에 가다가도, 아이들과 산책하다가도 주민 누구나 언제든지 자발적으로 청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최근 최악의 미세먼지로 심각성이 높다. 구에서 실시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무엇인가.

"서울시의회에 환경수자원 위원장을 해본 사람으로 미세먼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는 큰 틀 속에서 보는 것이 맞다. 다만 서울시, 기초자치단체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그래서 사업장에 사업 차량 줄이게 한다든지, 살수차를 동원한 도로청소, 취약계층에 마스크 제공, 노인정이나 어린이집 등에 공기청정기 설치하는 등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고 있다. 화력 발전소 폐쇄조치 이런 문제는 큰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한다면, 기초자치단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길 희망하는가.

"민선 7기 핵심 가치로 여기는 것이 '소통과 협치'다. 주민들과 정책을 함께 추진하다 보니 주민 참여 없이는 어떤 정책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든 주민들의 구정 참여를 유도하고 소통 협치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관악청을 통해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조례 제안을 받는 등 다양한 툴을 만들어서 이런 고민을 함께 해결하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올해는 지난 해 탄탄하게 다진 땅에 알찬 열매를 맺는 수확의 해로 만들어 가겠다. 50만 관악구민 여러분과 1400여명 관악구 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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