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상황 악화시 2.2% 성장 어려워, 필요시 대응"(종합)
"수출·설비투자 부진 심화되면 성장 달성 쉽지 않아"
"적어도 2%대 초반은 갈 것" 1%대 하향 가능성 일축
"미 장단기 금리역전, 반드시 경기침체 예고 아냐"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더 부진해지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시경제 여건이 나빠지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대한 현안보고에서 올 성장률이 1% 후반대로 내려갈 가능성에 대해 묻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질의에 "수출이나 설비투자가 부진한 상황이 심화될 경우 당초 전망한 성장률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여기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감안하지 않았다"며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수 있는 점을 재차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올 성장률이) 적어도 2%대 초반은 가지 않겠느냐"며 1% 후반대로 하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관련해선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1980년 이후에 장단기 금리가 네차례 역전됐고 시차를 두고 전부 경기침체로 나타난 건 사실"이라며 "그런데 지금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과거와 원인이 조금 상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을 때에는 미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연준이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그 때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현재 전문기관의 예측을 빌리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R의 공포(Recession·경기침체) 확률을 30%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두고서는 "거시경제, 성장, 물가, 금융안정 리스크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 볼 것"이라며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돼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0%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물가가 낮은 이유를 보면 기후 변화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의 변동, 복지정책 등 제도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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