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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WTO 개도국지위 유지 여부 논의…결론 내야 할 시점"

등록 2019.09.04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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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고위관계자 "미중 대결구도, 우리나라로 옮겨올 위험성 존재"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재 기자 =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여부를 두고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잘 사는 나라'는 개도국에 주어지는 혜택을 누리면 안 된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주변국을 압박해오는 탓이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고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는 국가도 늘고 있어 우리 정부도 조만간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서 개도국 우대(S&DT)를 규정한 조항은 155개이다.

개도국은 이를 활용해 공산품과 농산물 관세 적용에서 선진국보다 유리한 조건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WTO 협정 내 농업 분야에서 개도국 특혜를 누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혜택이 필요 없는 국가들이 스스로 개도국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7월에는 메모를 통해 경제적 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개도국 특혜를 누리지 않도록 무역대표부(USTR)에 수단 강구를 지시하기도 했다.

현재 WTO 체제에서는 '자기선언 방식'으로 개도국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다른 WTO 회원국들보다 약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미국은 구체적인 개도국 분류 기준을 WTO 일반이사회에서 제기하기도 했다. 기준은 총 4가지로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거나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 ▲주요 20개국(G20) ▲세계은행에서 고소득 국가로 분류한 국가 ▲세계상품무역에서 비중이 0.5% 이상인 국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대만과 브라질은 더 이상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도 개도국 특혜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싱가포르는 현재 개도국 특혜를 누리지 않고 있으며 미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말을 지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중국이 계속해서 개도국 혜택을 활용하는 가운데 자칫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가 우리나라로 옮겨올 위험성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현재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이 제시한 4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해도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WTO 회원국으로서 협정으로 확보한 권리로 다른 나라가 뺏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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