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가 '남매의 난'…이명희·조현민은 누구 손 들어줄까(종합)
조현아 "공동 경영 유훈 어겼다" 동생 조원태 회장에 선전포고
다른 주주와 연대 가능성 열어둬...KCGI·델타항공·반도건설 주목
【뉴시스】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뉴시스DB 2019.06.13.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최근 경영에 복귀하며 일견 조원태 회장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며 다른 주주와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 간 갈등이 깊어질 시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가족이 취할 입장도 주목된다.
만약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표 싸움'이 벌어지면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이 고문의 한진칼 지분율은 5.27%며 조 회장, 조 전 부사장, 조 전무는 각각 6.46%, 6.43%, 6.42%의 지분을 보유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날 발표한 입장이 다른 가족과의 공감대를 통해 나온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만의 개인적 입장 발표"라고 선 그으며 "(다른 가족과)따로 협의해 정리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다른 주주와 조 전 부사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쉽게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오너가 외에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은 KCGI(지분율 15.98%)와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 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정도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2019.05.08.(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진가에 사정이 밝은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로선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과 KCGI와의 연대 가능성은 낮다. 호텔부문에 관심이 많은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등으로의 재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KCGI측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 측과 KCGI 측 관계자들의 접촉설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오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 10%를 보유하며 오너일가와 KCGI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선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다. 조 회장과 델타항공과의 지분을 합치면 16%를 넘어 KCGI(15.98%)를 넘어선다.
뒤늦게 등장한 반도의 지분율은 현재 6%다. 반도 측은 공시를 통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모친 이명희 고문과 연합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다른 주주들과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조 회장 외의 다른 주요 주주와 더 협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현재까지)실질적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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