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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정시확대, 강남만 유리한 정책”

등록 2019.12.30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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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확대 진행 과정서 더 많은 의견 수렴될 것”

“헌신적인 교사의 노력, 10년 연속 수능 1위 배경”

“아이들 생각 ‘존중’할 수 있는 제주교육 만들고파”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bsc@newsis.com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30일 “정시확대는 강남 8학군 학생들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는 사실이 통계로 나타난다. 다만 정시가 더 공정하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생각을 바꾸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이날 뉴시스와 신년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시 확대는 맞지 않다. 단순한 문제풀이 수업으로는 학교 현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육감은 “모든 교육감이 정시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교육부가 정시 선발 인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 더 많은 의견이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인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올해 가장 내세우고 싶은 정책은 무엇이고, 아쉬웠던 정책은 무엇인가.

“객관식 위주의 수능 체제로는 4차 산업 혁명의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그래서 평가 혁신을 강조했고, 구체적 대안 마련을 위해 ‘한국어IB’를 도입했다. 지난 2017년부터 추진했는데 올해 결실이 이뤄져 매우 뜻깊다. 제1공약으로 지속해서 추진한 ‘고교체제개편’이 성과를 내면서, 읍면지역 고등학교가 고르게 성장하고 진로와 진학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아쉬운 점은 마음 건강 문제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성찰을 통해 마음 건강 문제를 더욱 체계적으로 돌보겠다. 생명 존중 교육을 충실히 하겠다.”

-한국어IB 도입 진행상황과 향후 추진 계획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입 계획은.

“지난 18일 IB 인증 담당 매니저들이 서귀포 표선고등학교를 방문해 IB학교 인증 절차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앞으로 표선고를 IB학교로 인증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 IB 학교에 걸맞은 교사와 시설, 행정 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IB후보학교에 투입할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며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IB 인증 담당 매니저들이 표선고와 함께 표선초·중학교도 방문해 IB 인증 과정을 소개했다. 표선고가 안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초중학교와 연결될 것이다. 학교들이 원하면 언제든 IB학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bsc@newsis.com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email protected]



-제주 수험생이 10년 연속 수능표준점수 평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배경은.

“교사들이 워낙 열심히 가르친다. 다른 지역보다 헌신적인 교사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 제가 교육감이 된 이후 잘한 점이라고 한다면 읍면지역 학교의 수준을 끌어올린 점이다. 읍면지역 학교도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흐름도 만들어지고 있다. 고입선발고사 폐지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방과후강사노조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시간당 강사료’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견해는.

“공교육 공간에서 사교육 같은 방과 후 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안 된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수강생 수에 따라 강사비가 책정되는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학생 수가 많은 특정 학교에 강사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읍면지역 학교에서는 방과 후 강사를 구하기가 힘들다. 공교육 의미에 맞는 방과 후 교육이 돼야 한다. 읍면지역에서도 방과 후 과정이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시간제로 책정되면 학부모 부담도 줄어든다. 현재 시간제를 학교에 권고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결정할 것이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법적 근거를 담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무상교육의 향후 과제는.

“안정적인 재원이다. 무상교육 비용은 2020~2024년까지 국가와 시·도교육청이 각각 47.5%를, 나머지 5%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게 된다. 무상교육 본연의 의미를 실현하려면 궁극적으로 국가가 모든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 앞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무상교육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해외대학 진학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추진 계획은.

“독일 명문 음악대학으로 평가받는 ‘데트몰트국립음대’와 제주교육청이 교육교류협약을 체결했다. 내년 4월경에는 세계 7대 예술학교인 러시아 ‘글린카국립음악원’과도 협약을 체결한다. 이로써 함덕고 음악과 학생들의 해외 진학 길이 열렸다. 독일과 러시아 교수들이 2020년 상반기에 함덕고를 찾아 아이들을 직접 가르친다. 그러한 과정이 아이들에게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현재 다른 나라 대학과도 교육교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학생들의 진학 범위를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장하는 데 지원을 충실히 하겠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bsc@newsis.com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2.30. [email protected]



-전국 최초로 정서치유공간을 시범 설치한다. 방향성은.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정서지원을 시작한다. 학교에 있다 보면 어떤 아이들은 두세 시간 동안 화를 내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병원과 연계해 교육자체추진단에서 일주일간 밀착해 관리한다. 내용을 정리해서 해당 학교 교장과 담임교사, 학부모까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집에서는 특이점을 발견하기 쉽지 않아 학부모들은 잘 모르는 사례가 많다. 학교에서만 통제가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분노를 조절하게 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살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제주교육을 이끌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존중’이다. 아이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에서부터 존중받아야 한다.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답변을 요구하는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존중받을 수 없다. 정답에 맞춰 아이들 스스로 자기 생각을 부인해야 한다.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할 것이다.”

-새해 역점 추진 정책은.

“IB 관심학교인 표선고를 안착하는 데 주력하겠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을 갖추는 데 지원을 확대한다. 학교 급식에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농산물 ‘Non-Gmo 식품’ 사용을 늘린다. 급식에 쓰이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및 중금속 검사 횟수도 연 2회에서 내년부터는 연 4회로 확대한다. 미세먼지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다목적 체육관에 공기정화장치를 확대 설치한다. 생존 수영 교육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여 초등학교 전 학년이 생존 수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겠다. 중고등학교 전면 무상교복을 시행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1월 초에 시설 사업을 조기 발주한다. 제주교육이 지역 경제에 힘이 되길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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