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혐의' 이명희, 징역 2년 구형…남편 언급하며 눈물(종합)
경비원·운전기사 상습 폭행·폭언 혐의
檢 "전형적인 갑을관계" 징역 2년 구형
이명희 "내일 남편 1주기…죽을 생각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및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4.07. [email protected]
이 전 이사장은 오는 8일이 남편 조 회장의 1주기인 점을 언급하며 "저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빨리 죽어버리고 싶은 나쁜 생각도 했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부장판사 권성수·김선희·임정엽)는 7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은 이 전 이사장의 지배하에 있던 운전기사나 자택 봉사자들로, 폭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폭력과 욕설, 폭언을 참은 이유는 생계를 위해서 일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를 제대로 못 한다거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 이 전 이사장이 폭력을 행사할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렵다"며 "본건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습 폭행하고,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아무런 대응을 못 한 전형적인 갑을관계로 벌어진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은 이 전 이사장이 최근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한 점과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과 병합됐을 경우 형이 줄어들 수 있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감안했다면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및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4.07. [email protected]
이어 "내일(8일)은 저희 남편 사망 1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지난 2018년 4월 조사가 시작되고부터 저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회장님이 돌아가신 다음부터는 잠을 못 자고 걱정에 빨리 죽어버리고 싶은 나쁜 생각도 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지난 일요일에 영종도에 갔다. 저희 대한항공 비행기 92%가 공항에 모여 있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행기 운항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을 언급했다.
이 전 이사장은 "저희 아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고, 또 다른 걱정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면서 "제 남은 생 동안 아이들을 아우르며 반성하고 좋은 일을 하겠다. 많이 죄송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선처를 호소했다.
이 전 이사장 측 변호인도 "이 전 이사장은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계속 노력할 것이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선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이사장의 선고 공판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2017년 4월 경비원과 운전기사 등 직원 9명을 상대로 총 22회에 걸쳐 상습 폭행 및 폭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 전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는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전 이사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출입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향해 조경용 가위를 던진 혐의도 있다.
한편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인 6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초청해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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