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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IPO 대신 스팩합병 통한 우회 상장

등록 2020.05.13 14:14:13수정 2020.05.13 14: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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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안한 공모시장에 우회 전략 선택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 있어"

기업들, IPO 대신 스팩합병 통한 우회 상장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최근 스팩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입성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모시장의 분위기가 위축되자 보다 안정적인 스팩합병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애니플러스, 네온테크, 레이크머티리얼즈, 지엔원에너지, 나인테크 등 5개사가 스팩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스팩합병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류상의 회사와 비상장기업간의 주식합병을 일컫는다.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다.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은 기관에 의한 공모가를 산정하는 수요예측 과정이 없다. 이로 인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낮은 공모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유입되는 공모 금액을 사전에 정확히 가늠할 수 있고, 안정적인 자금 운용 및 전망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들의 주 목적이 자금 조달이란 점에서 보다 높은 기업가치와 많은 자금을 받기 위해 일반적인 상장 절차를 선호한다. 특히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강한 시기에 공모시장에서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에 같은 업종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에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관련 제조산업의 상장이 주를 이뤘고, 2018년에는 의료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많았다. 작년에는 국산화에 따른 소·부·장 이슈로 관련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모시장이 위축되자 기업들이 스팩합병으로 우회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기관들이 공모주 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나오면서 일부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미달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수요예측이나 공모를 철회한 건수는 벌써 10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 증권 IPO 담당자는 "공모주 시장의 불확실성이 아직 여전하고, 공모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스팩합병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어 공모시장이 완전히 살아났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덴티스, 카이노스메드, 윈텍, 와이즈버즈, 여수새고막, 아이비김영, 오하임아이엔티, 비올 등 8개사가 스팩합병을 위한 심사를 청구했다. 이 중 덴티스와 카이노스메드, 윈텍, 와이즈버즈는 심사가 승인됐다. 만약 심사를 청구한 기업들이 모두 올해내 상장할 경우, 작년의 스팩합병 기록인 11건을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

또 작년과 같이 상장 재도전 시 스팩합병으로 우회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줌인터넷은 한차례 상장 실패 후 작년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입성했고, 포인트엔지니어링은 공모철회 후 스팩합병으로 전략을 바꿔 상장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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