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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이스타 지분 모두 헌납"…제주항공에 M&A 이행 압박(종합2보)

등록 2020.06.29 16: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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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서 긴급 기자회견

"창업자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 정상화 최선"

최종구 대표 "제주항공, M&A 약속 이행하라"

"매각 대금으로 직원 체불 임금 해소할 계획"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이상직 당선자는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자 합동 기자회견 중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4.16.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이상직 당선자는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자 합동 기자회견 중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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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저와 가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주식을 이스타항공 측에 모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상직 의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방화동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가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 "가족회의를 열어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에 매각 예정인 이스타항공 지분은 전체의 38.6%다. 해당 지분 가치는 약 410억원으로 이스타항공은 추산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66.7%)와 딸 이수지(33.3%)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은 제 분신이나 다름없다"라며 "대기업이 국내 항공시장을 독식하던 2007년, '무모한 짓'이라는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국민을 위해 항공의 독과점을 깨고 저비용 항공시대를 열겠다'는 열정 하나로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직원들과 피와 땀, 눈물의 열정을 쏟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해 한일관계의 악화에 따른 항공노선 폐쇄, 올 초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돌발변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지난해 9월 말부터 제주항공의 M&A 제안으로 위기 돌파를 모색해왔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6.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합병(M&A)이 결정됐지만, 최근 250억원 규모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측의 체불 임금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M&A 과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6일 제주항공은 전환사채(CB) 발행예정일을 당사자들이 합의해 정하는 날로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CB 납입일과 이후 만기일 등을 합의 후 확정해서 재공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CB 납입일을 기준으로 6월 29일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거래 종결 시점으로 예상했는데, CB발행 예정일이 변경되면서 M&A 종결 시한의 연장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 의원은 이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 등으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라며 "그래서 제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의 주식을 이스타항공 측에 모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를 박이삼 조종사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 인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0.06.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를 박이삼 조종사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 인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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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제주항공 측에 M&A 약속을 이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최 대표는 "이상직 창업자와 가족들의 통 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대로 진정성을 갖고 인수작업을 서두르기를 1600명 임직원들과 함께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들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스타항공이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당국에도 과감한 지원을 요청한다"라며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내일(24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한 달 동안 김포와 청주, 군산에서 출발하는 제주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2020.03.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내일(24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한 달 동안 김포와 청주, 군산에서 출발하는 제주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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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최 대표는 제주항공과의 M&A가 성사될 시 받는 매각 대금으로 체불 임금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매각 대금을 회사가 가져가 체불 임금을 해소할 것"이라며 "매각 대금은 약 410억원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오늘이 M&A 딜의 마지막날"이라며 "현재 회사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이상직 의원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회사와 임직원들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M&A가 성사돼 약 410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아도 계약 이후 발생될 우발채무를 위한 CB 담보 제공, 주식매각에 따른 세금, 이스타항공 보유 부채 상환 등을 제외하면 체불 임금 지급을 위한 자금은 넉넉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체불 임금을 지급할 확보를 위해 제주항공과의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매각 성사 여부와 관련 없이 이상직 창업자 가족의 이스타홀딩스 지분은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다소 당황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해소 등 선결 과제는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상직 의원 가족이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내려놓겠으니 제주항공도 M&A 이행에 속도를 내라며 압박하는 상황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다만 제주항공 관계자는 "공식 입장은 없으며,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만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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