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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주년'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처럼 노래로 같이 응원하고 위로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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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2 09:46:51
미니앨범 '스틸 어 차일드(Still a Child)'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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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상달빛. 2020.08.02.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사람은 꼭 어른이 돼야 하는 걸까 / (또) 삐쭉거리며 투정을 부려도 / 세상 속에서 단 하나 바라는 건 / 절대 포기하지 말아줘 / 오늘의 나 또 하루를."

듀오 '옥상달빛'(김윤주·박세진)이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스틸 어 차일드(Still a Child)'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어른처럼 생겼네'를 듣다가 깨달았다.

지난 10년 동안 옥상달빛이 위로한 방식에 대해서 말이다. 힘겨운 일상에서 굳이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머물러도, 별로 나쁘지 않다는 것.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동안 어른이 되지 못해서 안달복달했음에도, 힘겨움이 덜했던 것은 옥상달빛의 음악에 나도 모르게 신제를 져서다.

"멍청이 같은 하루를 보내"(어른처럼 생겼네)도 "수고했어 오늘도 /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수고했어 오늘도)라고 세상 어디에는 나를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도.

최근 홍대 앞 작업실에서 만난 옥상달빛 김윤주는 "세상이 건강하게 돌아가지 않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열심히 살아간다"면서 "같이 응원하고 싶고, 걸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윤주·박세진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이 개구진 표정을 짓는 사진을 커버로 내세운 이번 '스틸 어 차일드'에 소설처럼 순서대로 배치된 6개의 트랙도 그런 위로의 서사를 담고 있다.  

"오늘 참 되는 일 없네. 생각하며 터덜터덜 / 걷다 보니 어, 바람이 시원"(산책의 미학)하고, 자연스레 "이 노랠 들을 때 웃고 있다면 / 이 노랠 부를 때 곁에서 마주 보고 있다면"(잘 지내, 어디서든)이라며 누군가가 떠오르며, 그러다 "홀로 잠에서 깨어나 보니 내가 / 어른이 된 것만 같아 낯선 내 모습에 / 거울 속에서 여전히 아이 같은 / 너는 정말 누구일까"(어른처럼 생겼네)라며 고민하는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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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상달빛 '스틸 어 차일드' 앨범 커버. 2020.07.24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그렇게 "하늘은 높고 날은 청명한데 / 내 곁엔 니가 없구나"(니가 없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이 지나고 / 눈물을 안고 하루를 살아내"(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는 동안에 "나의 비밀 얘기를 / 다른 누군가 알게 되더라도 / 하늘은 무너지지 않"(비밀얘기)음을 알게 하는 노래들이다.

박세진은 "노래들을 쭉 듣고 있다 보니 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읽혔고, '스틸 어 차일드'(여전한 아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어요"라면서 "어른이 되기 싫은 '어른이' 이야기이자 저희 주변 친구들 이야기처럼 들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의 크레디트에서 눈길을 끄는 뮤지션은 건반연주자 장들레다. 장들레는 옥상달빛과 함께 이번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김윤주가 작사·작곡한 '산책의 미학', 박세진이 작사·작곡한 '잘 지내, 어디서든', 박세진이 작사·작곡한 ‘어른처럼 생겼네’를 편곡하고 신시사이저를 담당했다 .

2년 전부터 옥상달빛과 세션으로 함께 한 연주자인데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래를 만들고 직접 부르기도 한다. 옥상달빛은 장들레게게 처음 맡긴 곡의 편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 총 3곡의 편곡을 부탁했고, 앨범의 절반을 편곡했으면 방향성을 같이 했다는 생각에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은 옥상달빛은 홍대 앞을 지키는 대표적인 팀이 됐지만 이처럼 후배들을 존중하는 열린 마음을 지니고 있다.

김윤주는 "들레 씨는 자기 색깔이 분명하면서 계속 공부도 하는 뮤지션이에요. 요즘 젊은 친구들 웬만하면 다 잘하고 각자 분명한 시선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조금 더 했잖아'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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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상달빛. 2020.08.02.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소속사 대표(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소다)님부터 젊은 친구들에게 마음이 많이 열려 있고 에너지 자체가 뜨거우며 생각 자체가 젊죠. 저희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저희보다 잘 하는데, 발견되지 않은 뮤지션들과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죠."

박세진도 "다른 뮤지션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죠. 들레 친구는 저의 음악을 가장 이해 잘 이해하고 있고 덕분에 저희도 몰입을 잘 할 수 있었어요. 저희랑 작업을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요"라는 마음이다.

현재 옥상달빛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라디오다. 지난 2018년 가을부터 MBC 라디오 FM4U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에서 '옥 디스크', '달 자키'로 불리며 활약 중이다.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사연을 나누고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위로 받는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옥상달빛은 데뷔 때부터 라디오라는 매체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 2010년 1월 첫 EP 제목도 '옥탑라됴'였다.

김윤주는 라디오 DJ를 맡으면서 성격까지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예전에 MBTI(성격유형검사)를 하면 예술가 쪽이 나왔는데 지금은 정의로운 사회 운동가로 나온다"고 미소지었다.

"공감은 잘 하는 편이었는데 라디오를 하면서 청취자분들과 같이 더 울분이 쌓이는 건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넘길 수 있었는데, 이제 힘든 이야기를 들으면 같이 힘들어지고 눈에 계속 밟히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매일 느껴지죠. 저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고 '나는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에 대해 질문하게 되죠. 라디오 덕분에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기적이고 대단한 일인지 알게 됐어요."

박세진도 "라디오를 하면서 인생을 배운다는 느낌"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간 윤주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몇 명이 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전부였어요. 그런데 청취자분들이 주시는 사연 안에서 다양한 직군의 여러 분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처세술을 배우고 있어요. 저희는 프리랜서라 많은 분들을 만날 기회가 직접적으로 드문데, 많은 분들이 살아가는 이유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희가 아무리 헛소리를 해도 들어주시고 좋아하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 편'이 참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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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상달빛. 2020.08.02.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84년생 동갑내기인 김윤주와 박세진은 각자 다른 대학에서 클래식과 재즈 피아노를 각각 전공하다 2007년 동아방송예술대 영상음악과에 다시 입학해 늦깎이 신입생으로 만났다.

서로 자취방에서 밥도 해먹고 '절친'이 된 두 사람은 졸업하던 해에 친한 선배가 갤러리를 오픈하며 두 사람에게 공연을 의뢰했다. 그간 만든 곡들을 '노는 기분'으로 불렀는데, 반응이 좋았고 이후 팀을 본격적으로 결성했다. 서로 공통적으로 좋아한 '옥상' '달빛'을 조합해 팀 이름을 지었다. 

첫 앨범 타이틀곡 '옥상달빛'이 드라마 '파스타'에 삽입되면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이들이 대중사이에 알려진 건 매체가 아닌 음악 자체의 힘이었다.

여전히 광고 음악에 자주 삽입되는 '수고했어, 오늘도'를 비롯 '없는 게 메리트' '하드코어 인생아' 등 청춘의 아릿함을 긍정적이지만 너무 밝지 않게 서정적이지만 처연하지 않게 담은 노래들로 마니아의 지지를 얻어왔다. 또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와 만든 '염소 4만원' 같은 노래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정치·사회적 담론만이 아닌 진심으로부터 길어 올린 마음이라는 것도 증명했다. 

특히 옥상달빛은 10년 동안 홍대 앞을 너머 대중음악계에 두 가지 변곡점을 만들었다. 각종 음악적 기술과 문법을 배우는 실용음악과 출신으로 젠체하지 않고 대중과 편히 교감할 수 있는 곡들을 만들어온 것이 첫 번째, 예쁜 외모에도 2010년대 초반 홍대 앞 여성 가수들 앞에 의례적으로 붙은 '여신' 등으로 대상화되지 않고 그냥 옥상달빛으로 불리며 음악 자체로 인정받은 것이 두 번째다.

김윤주는 "실용음악학과를 나와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것을 어렵지 않게 풀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세진은 "저희 노래는 메시지가 중요해요. 가사가 안 들려 악기를 뺀 곡도 있죠. 가사와 메시지를 잘 전달해서 많은 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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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상달빛. 2020.08.02.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여성뮤지션'이라는 카테고리에 한정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김윤주는 "둘이 있다 보니, 팀으로서 존중을 받았다"고 했다. "저희 데뷔 초창기에 '홍대 여신' 등의 수식이 나왔었요. 저희는 '홍대여자'라 불러달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남성·여성을 구분하는 디테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죠. 음악 자체로 호소하려고 했죠."

옥상달빛은 홍대 앞 뮤지션으로만 한정짓기에는 스펙트럼도 넓다. 작년 파주 도라산 역에서 열린 '문화로 이음 : DMZ 평화음악회'에서는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와 나란히 라인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윤주는 "우리 나이 때 이야기를 삶으로부터 노래하죠.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다보면, 대변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이 살아가신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 여러 곳에서 불러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박세진은 "도라산에서 '오빠생각'을 부르며 느꼈는데, 저희 목소리가 기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든 분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고 여겼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와 현재 변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 김윤주와 박세진은 음악적 파트너이기 이전에 여전히 절친이다. 옥상달빛이 빛나는 건 음악의 화음뿐만 아니라 삶의 화음까지 함께 빚어내기 때문이다.

"윤주 씨는 처음과 지금이 똑같아요. 여전히 웃기고요. 정말 한결 같은 친구예요."(박세진) "세진이랑 노는 것이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어요."(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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