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감지카드' 1000개 부착했는데…200개 사라졌다
셀로판지 카드 모양으로 몰카 감지
150군데 비치…200~300여개 도난
경찰 "올 한해 가장 의미있는 사업"
"심리적 안정감 줘…몰카 설치 방지"
[서울=뉴시스] 정윤아기자=지난해 6월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역 내 69곳에 이달 8일부터 8월까지 사용자가 상시 점검이 가능한 불법카메라 간이점검카드를 3개월간 시범 부착·시행하기로 했다. (사진제공=성북경찰서)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여자화장실 몰카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화장실과 샤워실 등에 '몰가드'를 부착해 운영했다.
몰카 간이점검 카드인 몰가드는 54㎜×86㎜ 사이즈의 셀로판지로 만들어져있다. 카드형으로 휴대성과 실용성을 높였다.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점검카드에 카메라 렌즈를 댔을 때 불빛이 반짝이면 그 곳에 몰카가 있다는 의미다.
비치 장소는 고려대·국민대·서경대·성신여대·한성대 내 화장실이다. 또 안암 고려대학병원, 고대역·성신여대역·한성대역 등 지하철역 화장실에도 부착하기로 했다. 또 성신여대역 주변 상가 내 화장실·탈의실·샤워실 등에도 부착했다.
경찰은 3개월간 총 150군데에 1000개를 비치했는데, 그 중 200~300여개가 분실됐다고 한다. 시범운영 기간 중반쯤 몰가드에 '가져가지 마세요'라는 스티커를 붙여 비치했고, 그 결과 분실이 다소 줄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설치장소에 따라 분실률도 달랐는데, 대학이나 대학병원은 분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하철 역같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시설에선 분실률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화장실 몇 군데도 시범삼아 설치했는데 남성 이용자들도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몰가드로 3개월간 몰카를 적발한 건은 없었다. 하지만 설치가 되는 것만으로도 시설 이용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또 몰카 설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상원 성북서 여청과장은 "올 한해 가장 의미있는 사업이었다"며 "직원들이 설치된 장소에 나가서 여성들에게 물어보면 90% 이상 만족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았다"며 "예산은 200만~300만원 정도 들었고 (시범기간 이후) 예산이 없어서 대학과 역에 자체 설치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난된 몰가드도 꼭 필요한 사람이 가져갔다고 생각된다. 일부러 가져가거나 2개씩 가져가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내년에 예산이 나온다면 구청과 협의해서 더 광범위한 장소에 설치할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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